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설이 없어 경쟁사인 론자·우시바이오로직스와 달리 생산을 하지 못했는데 올해부터 ADC 생산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글로벌 CDMO 3사간 성장률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매출 성장률 전망치 컨센서는 22%에 달한다. CDMO 경쟁사인 론자가 5~9%, 우시바이오로직스가 10~11%의 자체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것과 비교할 때 압도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글로벌 CDMO 업계에서 유일하게 자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지난해 1월 10~15%의 성장률을 제시했으나 4월에는 15~20%, 10월에는 20% 이상으로 다시 올려 잡았다. 성장률 확정치는 이달 24일 연간 실적발표에서 공개된다.
CDMO 3사는 최근 막을 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에 참석해 ADC 등 차세대 모달리티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ADC 의약품 전용 생산시설을 완공하고 생산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든다. 현재 ADC 제품의 주요 공급 업체인 론자는 ADC에 특화된 신규 생산단지를 올해부터 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다양한 국가에서 ADC 또는 이중·다중항체 관련 24개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론자는 ADC 외에도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론자는 현재 포트폴리오에 상업화된 CGT 제품이 3개에 불과하지만 18개월 이내 4개의 제품이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사 상업화 제품 매출에서 CGT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5%에서 2028년에는 7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크리스 첸 우시바이오로직스 최고경영자(CEO)는 “초기 단계의 위탁개발(CDO) 프로젝트를 공격적으로 수주해 위탁생산(CMO) 계약으로 전환하는 전략(Win-the-Molecule)은 여전히 유효하다” 며 “지난해 말 기준 25개의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임상 단계에서 동급 최고의 CD3 표적 T세포 연결항체(TCE)를 발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CGT 등 신규 모달리티 시장 진출을 검토한다. 특히 눈여겨 보는 분야는 CGT 중에서도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다. AAV는 유전자치료제의 전달체로 사용되는 바이러스 벡터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JPMHC 기자 간담회에서 “AAV 시장 성장률이 30~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간을 많이 두고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도 CDMO 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론자는 3~5%, 우시바이오로직스는 15%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증설 등 장기 수급 동향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비만 치료제, ADC 수주 가능성 등이 올해 실적의 변수”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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