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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사퇴 압박에 한동훈 "임기 완주"…대통령실 추가 공세 '자제'

한동훈 "거취를 누가 얘기하나" 반문

친윤 의원들 비대위원장 책임론 제기

대통령실, 韓에 추가 공세는 자제

일각 '약속대련' 주장하며 "韓 승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계기로 여당내 분열이 폭발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임기 완주” 의사를 명확히 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에 대한 당의 대응을 놓고 불만을 계속 제기하며 한 위원장의 거취에 압박을 가했다. 총선을 80일 앞두고 벌어진 당정 충돌이 향후 선거에 최대 악재로 지목되자 논란의 한 축인 대통령실은 추가 공세를 자제하며 확전에 일단 거리를 뒀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거부하자 ‘정치인 한동훈’으로서 홀로서기를 선언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윤석열 대통령과 20년 가까이 검찰에서 근무하며 생사고락을 함께해 법무부 장관에 이어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장에 올라 명실상부한 윤석열 정부의 2인자로 불렸지만 “이제부터 한동훈식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분석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친윤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과 면담한 내용을 묻자 "신상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의 여당에 대한 대표 메신저로 꼽히는 이 의원이지만 자신의 거취를 놓고 영향을 받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읽혔다. 한 위원장은 실제 이날 당내에서 거취 문제가 거론된다고 묻자 “(제) 거취에 대해 누가 얘기한다는 건가”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철회한 실질적 이유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몰카 공작” 이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한 위원장은 “국민이 걱정할 부분이 있다”며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던 사안인데 이 의원은 “이 사건의 실체는 몰카를 들고 나와 불순한 목적으로 공작하려다 실패한 것”이라며 “거기에 무슨 국정 혼선이 있었나, 그들의 요구를 들어준 게 있나”라고 꼬집으며 한 위원장의 입장과 대립각을 확인한 것이다.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에 대한 불신을 표한 데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고도의 정치 게임인지, 갈등의 폭발인지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당 대표는 임기가 없다”며 한 위원장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영선 국민의 힘 의원도 "한 위원장은 개인 일탈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가세했다.

반면 한 위원장을 지지하는 당내 여론도 상당해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김 여사 관련 리스크들을 반영해 한 위원장이 당의 입장을 이야기할 수는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경준 의원과 태영호 의원 역시 한 위원장의 입장을 옹호하고 나서 과거 이준석 전 대표 등이 징계를 받는 상황과는 결을 달리했다.

대통령실도 취임 한 달이 안된 한 위원장을 전격적으로 끌어내리는 데는 부담을 느끼면서 추가 공세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회의에서 “파국은 막자”는 뉘앙스로 사태를 추스린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과 대통령실이 초유의 갈등 사태를 연출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소위 ‘약속 대련(사전에 약속된 겨루기)’ 이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간 갈등이 대통령실과 여당간 수직적 관계를 불식시켜 지지율 상승을 도모하는 전략이라는 관전평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을 잘 아는 모 인사가 내게 ‘이관섭 실장을 보낸 건 약속 대련’이라고 이야기하더라” 면서 “한 위원장 쪽에 힘이 쏠리는 모양새로 끝을 내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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