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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출생 장려…30대 女 근로자 사직 이유, 육아가 결혼 2배

여가부, 경단녀 실태조사 보니

사직 의향 이유에 25% "육아"

젊은 층, 결혼·출산 기피도 심화

수요 줄자 인프라 축소…악순환

작년 12월 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의 모습. 연합뉴스




우리 사회가 다각도로 저출생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결혼 보다 육아로 인해 현재 일을 그만두려는 30대 근로자가 3년 만에 두 배 가량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저출생 대책이 출생 장려에서 육아 지원으로 무게를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나오는 배경으로 보인다. 동시에 감소하는 출산율에 따라 행정적 대응이 줄고 이 피해가 육아 가정으로 옮겨가는 악순환도 일어나고 있다.

23일 여성가족부가 3년 단위로 만 25~54세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경력단절 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현재 일자리 사직 의향 이유에 대해 결혼이라고 답한 비율은 3.5%로 자녀 육아 및 교육(8.3%)의 절반에 그쳤다. 자녀 육아 및 교육은 당시 임신과 출산(7.4%)과 비교해도 높았다.

이 조사는 젊은 층 중심으로 결혼과 임신·출산을 기피하는 흐름을 보여줬다. 2022년 조사에는 일자리 사직 의향 이유를 묻는 동일 질문에 결혼이라도 답한 비율이 3.9%로 2019년과 비교해 변동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임신·출산이라고 답한 비율은 2.8%로 직전 조사 7.4%에서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눈길을 끄는 결과는 자녀 육아·교육에 대한 답변 추이다. 2022년 조사에서 이 답변율은 9.1%로 2019년(8.3%) 보다 소폭 늘었다. 그런데 같은 기간 30대 근로자만 놓고 보면 이 답변율은 11.1%에서 25.4%로 두 배 넘게 뛰었다. 통상 결혼과 출산 시기가 30대란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결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부부가 자녀를 낳고 일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여건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정부는 이 문제를 충분한 인프라 확충으로 풀지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여성부와 발간한 여성경제활동백서에 따르면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한 아동 수는 2018년 9만4652명에서 2022년 19만1731명으로 약 102% 증가했다. 이용 신청자를 고려하면 이 수준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돌보미 수는 같은 기간 2만3675명에서 2만6675명으로 약 12% 느는데 그쳤다. 아이돌보미 서비스 부족은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된 문제다.

세금과 현장 수요로 인프라를 만드는 정부의 일종의 딜레마가 엿보이는 결과다. 예를 들어 직장어린이집은 2022년 3만923개로 전년 대비 2323곳 줄었다. 초등돌봄교실수는 2018년 1만1980곳에서 작년 1만4970곳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이용 인원이 24만5303명에서 29만2068명으로 늘어난 상황을 고려하면, 충분한 수준인지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일종의 저출생이 낳은 악순환이다. 출생 자녀가 줄어 현장 수요가 감소하면서 기존 시설을 줄이거나 크게 늘리지 않는 결과를 낳고 육아 가정의 어려움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이 누적되면서 경력단절여성은 2022년 139만7000명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5% 감소했지만, 2016년부터 매해 평균적으로 100만명 중후반대다. 경력단절 사유 1위는 육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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