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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 외출도 못해” 거대종양 탓에 은둔하던 30대 엄마 미소 찾아준 韓 의료진

고려대의료원, 마다가스카르 신경섬유종 환자에게 새 삶 선물

'고대의대 100주년' 2028년까지 개도국 환자 100명 치료 계획

(왼쪽부터) 마다가스카르 거대신경섬유종 환자 바우술루의 수술성공 및 퇴원축하 행사에서 김신곤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한승범 고대안암병원장, 바우술루 씨, 환자 보호자 겸 통역 라자피마노로, 정재호 고대안암병원 성형외과 교수가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 제공=고려대의료원




얼굴 절반을 뒤덮은 종양덩어리는 젊은 엄마를 집 안에 가뒀다. 급기야 시력에도 제한이 생겨 자녀들과 밖에 나갈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겉으로 드러난 거대 종양 때문에 고통받던 아프리카 오지의 30대 여성은 한국 의료진의 도움으로 미소를 되찾았다.

고려대의료원은 마다가스카르 국적의 신경섬유종 환자 라소아안드라사나 바우술루(Rasoanandrasana Vaosolo) 씨(30)가 정재호 고대안암병원 성형외과 교수로부터 안면신경 재건 및 복원 수술 등을 받고 회복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바우술루 씨의 고향인 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 대륙 남동쪽에 위치한 섬나라로 의료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바우술루 씨가 앓고 있던 거대신경섬유종증은 피부와 중추신경계의 이상을 동반하는 신경피부 증후군의 일종이다. 유전자 변이로 세포분열 억제 기능이 저하되면서 종양이 쉽게 발생한다. 바우술루 씨의 경우 열악한 현지 의료환경으로 치료 시기를 놓쳐 오른쪽 눈과 얼굴을 모두 덮어버릴 만큼 종양이 커졌다. 시력에도 제한이 생겨 자녀들과 밖에 나갈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치료의 희망을 잃고 은둔생활을 하던 바우술루 씨의 운명이 바뀐 건 의사 겸 선교사로 마다가스카르 현지에서 20년 넘게 의료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이재훈 씨(고대의대 51회)를 만나면서부터다

이 씨는 모교인 고려대에 치료를 부탁했고, 고대안암병원이 응하면서 일사천리로 관련 절차가 진행됐다. 비정부기구(NGO)인 지아이씨(GIC)와의 협력을 통해 지난달 17일 한국에 온 바우술루 씨는 고대안암병원 정재호 성형외과 교수와 정광윤 이비인후과 교수, 이화 고대안산병원 안과 교수의 다학제 협진을 통해 세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다. 올해로 만 30세인 바우술루 씨는 치료를 통해 안면신경 대부분이 재건되면서 좌우 대칭을 이루게 됐고, 어릴 적 얼굴에 가깝게 복원될 수 있었다. 종양이 완전히 가리고 있던 오른쪽 눈의 시력도 회복됐다. 바우술루 씨의 수술비를 포함한 치료 비용 전액은 고대의료원이 지원했다.



바우술루 씨는 “정재호 교수님과 고려대병원 모든 의료진께 어떻게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보살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수술이 너무나 잘 되어서 기쁘다. 새로운 내 얼굴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번 수술을 집도한 정재호 교수는 “신경섬유종이 워낙 거대해 출혈 위험이 큰 어려운 수술이었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기쁘다”며 “바우술루 씨가 사랑하는 자녀들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찾아 건강한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려대의료원은 의대 100주년을 맞는 2028년까지 개발도상국 환자 100명을 치료할 계획이다. 사랑과 나눔, 인술과 박애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개발도상국 의료진 100명의 연수를 지원하는 ‘플러스100 캠페인’ 프로젝트도 전격 추진한다. 고려대의료원은 진료비 지원 외에도 개발도상국 보건전문인력 연수, ESG 사업, 미래를 위한 의료 교육 사업, 국가 재건 및 복원 지원 프로젝트 등 다채로운 사업을 펼치고 있다.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의대 100주년이 되는 2028년까지 개발도상국 환자 100명의 치료를 지원하는 ‘플러스100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병원 문화를 선도하는 포용적 의료기관으로서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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