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인천 계양을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한 후 첫 일정으로 다음달 인천에서 강연을 한다. ‘건곤일척’의 한 판 승부를 벌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역에서 눈에 띄는 활동을 별달리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행보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포석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다음달 1일 인천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열리는 인천경영포럼 조찬 강연회에 초청받아 ‘원희룡의 길, 대한민국의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인천 지역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날 강연에서 계양을 출마와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련해 그의 소신과 청사진을 제시할 전망이다. 여야 이견으로 25일 본회의 처리가 무산된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에 대한 언급도 예상된다.
차기 여야 유력 대선 주자가 한 지역구에서 맞붙는 ‘명룡(이재명-원희룡) 대전’은 조기에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원 전 장관은 지난 16일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이 대표를 ‘돌덩이’로 지칭하며 4·10 총선에서 이 대표와 맞붙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원 전 장관은 당시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돌덩이 하나가 자기만 살려고 이 길을 가로막고 있다”며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계양을 출마에 대한 질문에 ”지역구 의원이 지역구에 그대로 나가지 어디를 가느냐"라고 반문하며 원 전 장관의 도전장을 받아들였다. 일각에선 여전히 이 대표의 비례 대표 출마 가능성도 짚지만 아직까지는 계양을에서 재선 의원 뱃지를 노리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장관의 인천 계양을 우선 공천(전략공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3일 최근 국회의원 선거에서 3회 연속 패배한 지역구를 우선추천 지역으로 선정했는데 이 기준에 계양을이 해당된다. 원 전 장관은 전략 공천 논란을 의식해 인천시당 신년인사회 전날 윤형선 계양을 당협위원장과 통화해 양해를 구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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