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과의 갈등으로 사퇴론까지 직면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평가를 놓고 ‘잘했다’는 응답은 44%로 부정적 평가보다 오차 범위 내에서 우세했다. 반면 이재명 대표 체제로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을 치르는 것에 대한 찬반 여론은 각각 46%와 45%로 대등해 향후 야당의 총선 행보에 적잖은 내홍을 예고했다. 한 위원장은 20대와 60대 이상에서, 이 대표는 30~50대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어 여야의 향후 총선 전략에 시사점을 준다는 분석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취임 한 달’에 대한 긍정과 부정 평가는 각각 44%와 38%로 나타나 “잘했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여론조사 시점이 당정 갈등으로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가 나온 이후여서 한 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것을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 위원장에 대한 20대의 기대가 높게 나타났다. 세대별 응답에서 20대의 한 위원장에 대한 긍정 평가는 35%로, 오차 범위 내에서 부정 평가(33%)를 상회했다. 국민의힘 지지 기반이 약한 30~50대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에 대한 부정 평가가 4~17%포인트 많지만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인 60대는 55%, 70대 이상은 66%로 한 위원장에 대한 지지도가 높게 나타났다.
중도층 여론은 한 위원장에 대한 긍정과 부정 평가가 각각 39%와 40%로 팽팽하게 갈렸다. 자신을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밝힌 응답자들의 경우 긍정 평가가 85%로 한 위원장에 대한 압도적 성원을 보였다. 취임 한 달을 갓 넘긴 한 위원장에 대해 우호적 평가가 많은 것은 그의 외연 확장 시도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최근 당정 갈등에 따른 위기를 봉합한 데 이어 총선을 앞두고 한동훈 체제를 강화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이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는 것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는 찬성과 반대가 각각 46%와 45%로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이 대표에 대한 찬성 여론이 30대 47%, 40대 64%, 50대 51%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2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반대 여론이 찬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는 이 대표에 반대하는 응답이 48%로 찬성(37%)을 크게 앞질렀다. 이는 이 대표에 부정적 평가가 많은 60대 이상에서 찬반 격차인 5%포인트 보다 훨씬 큰 것이다.
중도층에서는 민주당의 이 대표 체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가 각각 45%로 비슷했다. 다만 민주당 지지층의 84%는 이 대표 체제에 찬성 의견을 피력해 민주당 내 이 대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서울경제·한국갤럽의 5차 정기 여론조사는 25~26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안심)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5.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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