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계에 CES가 있다면 골프에는 71년 전통의 PGA 쇼가 있다. PGA 머천다이즈 쇼로도 불리는 이곳에서는 1000개 가까운 골프 브랜드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전 세계 골프 산업 종사자, 프로, 미디어가 몰리는 이유다.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27일(한국 시간) 나흘 일정을 마무리한 올해는 또 어떤 새로운 기술과 아이템이 골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을까.
이동 수단과 관련한 혁신 제품이 많아 ‘탈것의 혁명’을 키워드 삼을 만하다. 골프 E바이크는 말 그대로 전기자전거인데 골프백을 거뜬히 실을 수 있다. 뒷바퀴 옆에 무거운 골프백을 싣고도 균형을 유지하는 게 기술이다. 특수 바퀴로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해 코스 진입도 문제없다. 티샷 후 자전거를 타고 볼이 떨어진 곳까지 가서 다음 샷을 하면 된다.
비슷한 제품이 이르면 3월 국내에도 출시된다. 바로 핀(finn)스쿠터. 안장 아래부터 핸들 사이에 골프백을 싣는 형태다. 앉으면 다리 사이에 골프백이 위치한다. 서민환 핀스쿠터코리아 대표는 26일 “노 캐디 트렌드를 타고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지 않을까 싶다”며 “국내 골프장 환경에서는 페어웨이 진입이 어려운 곳이 많지만 카트 도로를 이용하면 되고 직원들의 골프장 내 이동 때도 고객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고 조용하고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시범 도입하려는 골프장이 여럿이고 골프 클럽 신제품 발표회 등에 전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대당 예상 가격은 600만 원대다.
알파드골프의 사이버카트도 PGA 쇼의 주인공 중 하나였다. 골프백 이동 용도의 세발자전거 모양 푸시 카트인데 핵심은 모터가 바퀴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작게 접을 수 있어 보관과 휴대가 용이하다. 리모컨 대신 블루투스 연동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USB-C타입 충전 포트가 있어 휴대폰 배터리 방전 걱정도 없다.
‘탈것’은 아니지만 골프백에도 USB-C타입 포트가 달려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골프백 시장에 뛰어든 투미 제품이다.
이밖에 골프존데카의 무료 골프 애플리케이션 원캐디는 전 세계 골프 코스의 95%를 스마트워치에 서비스해 놀라움을 샀고, 몸통과 양팔이 붙은 채로 연습하게 하는 골프 스윙 셔츠에도 사람이 몰렸다. 국내 업체들도 활약했다. 오토플렉스 샤프트로 유명한 두미나는 4년 만의 신제품인 조이365와 드림 세븐을 내놓자마자 현장에서 각국 총판 계약을 제안 받기도 했다. 몬스타 샤프트와 실외 전용 스윙분석기기 스펙트럼, 동반자의 남은 샷 거리까지 알려주는 거리측정기 브랜드 R2G, 액세서리 브랜드 기어닷을 공개한 볼빅 등도 주목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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