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강국 도약을 위해서는 단순하고 예측가능한 약가 정책으로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노연홍(사진)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30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관에서 ‘제약·바이오 중심 국가 도약을 향한 혁신 역량 강화’를 주제로 신년 간담회를 열고 “한국은 혁신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우수 인력과 연구 역량에도 불구하고 규모의 한계로 고도의 선택과 집중이 전제돼야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R&D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예측가능한 약가제도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노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R&D 혁신 성과에 대한 적정가치 보상과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약가 정책으로 기업 투자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약가 정책이 보험재정에 국한되는 종속변수가 아니라 국가 산업과 미래를 결정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회장은 특히 해외약가 비교 재평가 제도와 관련해 “세계 각국의 약가제도는 사회적 환경에 따라 다르게 운영되고 있어 단순히 해외 약가와 비교해 우리 약가를 깎아야 한다는 논리는 빈약하다”며 “의약품이 처음 도입된 시점과 시간이 지나 가격이 조정되는 시점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기업이 예측가능한 상황에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회장은 지난해 10월 출범한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의 주도적·안정적 운영을 위한 법적 근거 또한 신속히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현재 혁신위가 법에 근거하지 않고 대통령 훈령으로 만들어진 조직이라 안건에 대한 의결 권한 등이 약하다는 우려가 있다”며 “지난해 말 1차 회의에서 관련 법 개정이 안건에 포함된 만큼 올해 법 개정을 추진해 견고한 법적 지위를 갖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등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AI 기술을 적극 지원해 달라고도 주문했다. 그는 “협회는 AI 신약 개발 활성화를 위해 기업별 의료 데이터를 한데 모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K-멜로디’ 사업을 적극 추진 중” 이라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도 개인정보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데이터를 국가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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