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중 하나인 칼라일그룹의 공동 창업자가 미국프로야구(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주인이 된다.
31일(한국 시간)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공동 창업자는 볼티모어를 구단주 앤젤로스 가문으로부터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인수 대금은 17억 2500만 달러(약 2조 3000억 원)다. 1993년 피터 앤젤로스가 사들였던 가격(1억 7300만 달러)의 10배 수준이다.
루벤스타인이 꾸린 투자 컨소시엄에는 마이클 아루게티 아레스 공동창업자, 볼티모어 출신 '철인' 칼 립켄 주니어 등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합의에 따라 루벤스타인은 앤젤로스 가문으로부터 지분 약 40%를 먼저 사들인 뒤 피터 앤젤로스가 사망한 뒤 나머지를 인수할 예정이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이로써 앤젤로스 가문은 수백 만 달러의 양도소득세를 아낄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거래가 최종 성사되려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투표에서 75%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최종 승인까지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루벤스타인의 자산 규모는 약 37억 달러로 추산된다. 그는 고향 팀인 볼티모어의 오랜 팬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저예산 구단인 볼티모어로서는 새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 연봉 전문 사이트 스포트랙에 따르면 볼티모어의 2023시즌 총급여는 7106만 달러로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6224만 달러) 다음으로 적었다. 지난해 가장 돈을 많이 쓴 구단은 스티브 코언이 구단주로 있는 뉴욕 메츠(3억 4360만 달러)였다. 헤지펀드계 거물 인사인 코언은 2020년 메츠 구단을 인수한 뒤 맥스 셔저, 저스틴 벌랜더, 센가 고다이 등을 명품 수집하듯 영입했다.
볼티모어는 지난해 101승 61패(승률 0.623),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로 7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나 1승도 챙기지 못하고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앤젤로스 가문이 구단을 인수하기 전인 1983년이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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