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가 1일 구조 활동 도중 2명의 소방관이 순직한 경북 문경의 화재 현장을 찾아 유족을 위로하고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초 예정된 일정을 취소한 채 현장을 방문했다. 한 위원장은 문경소방서장의 상황 설명을 들으며 연신 한숨을 내쉬다가 불에 탄 건물 잔해를 보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현장을 지키는 소방관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며 “도울 게 있으면 최우선순위로 돕겠다. 현장을 보니 더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인근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수광(27) 소방교와 박수훈(35) 소방사의 빈소를 찾아 유족에게 위로를 건넸다. 한 위원장은 조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두 분 영웅의 삶이 굉장히 짧았지만 희생이라든가, 헌신이라든가, 용기의 면에서는 누구보다도 빛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두 영웅의 삶이 헛되지 않도록 좋은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유가족들께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3년째 동결된 화재진화수당과 7년째 동결된 위험수당을 즉각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이 같은 사고를 겪은 소방관들이 겪는 정신적 충격을 관리하기 위한 시설도 전국에 확충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몇몇 봉사대원들로부터 ‘셀카 촬영’ 요청을 받았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순직 소방관들의 빈소가 차려진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조문 후 침통한 표정으로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밤낮없이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애쓰는 소방관들의 순직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고 황망하다”며 “국민이 안전한 나라뿐 아니라 소방관들도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화재 현장으로 이동해 소방 관계자로부터 사고 개요를 보고받은 이 대표는 “수색·구조 과정에서 소방관의 피해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무인 로봇 형태의 장비를 개발해야 하는데 (여기에)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상당히 많이 필요하다”며 “무인 수색·구조 장비는 수요가 많지 않아 군 또는 소방 등에서만 필요한 만큼 공공 영역, 특히 정부 영역에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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