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출산한 임직원에게 1억 원을 지급하겠다는 사내 출산 장려 지원 정책을 꺼내 들었다. 임직원 출산에 대해 1억 원을 지급하며 출산 장려에 나선 것은 재계에서 처음이다. 더 나아가 이 회장은 부영그룹의 파격적인 출산 장려 정책이 출산 장려 지원 확대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에 ‘출산 장려금 기부 면세 제도’도 제안했다.
이 회장은 5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2024년 시무식’을 열고 “기업의 임무는 국가의 법을 준수하고 사회적 통념과 상식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존재해야 그 가치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무식에서 이 회장은 저출생 해결을 위한 사내 복지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현재의 출산율로 저출산 문제가 지속된다면 20년 후 경제 생산 인구수 감소와 국가 안전 보장 및 질서 유지를 위한 국방 인력 부족 등 국가 존립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면서 “2021년 이후 출산한 직원 자녀 70명에게 1억 원씩 총 70억 원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셋째까지 출산한 임직원 가정에는 국가로부터 토지가 제공된다면 임차인의 조세 부담이 없고 유지 보수 책임이 없는 국민주택을 제공해 앞으로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노력들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최근 출산한 자녀가 있는 직원들은 환영했다. 올해 1월 출산한 부영그룹의 한 직원은 “아이를 낳고 기른다는 게 경제적으로 얼마나 어려운지 출산 전후로 걱정이 많았는데 부영그룹의 파격적인 지원 덕분에 앞으로 둘째도 계획할 수 있게 됐다”면서 “회사가 큰 버팀목이 돼줘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저출산 해법으로 출산 장려금 기부 면세 제도도 제시했다. 2021년 1월 1일 이후로 주민센터에서 확인된 출생아에게 1인당 1억 원 이내로 기부할 수 있게 하고 개인 기부 금액은 연말정산 시 소득공제 대상으로, 법인 기부 금액은 법인 소득공제 대상으로 한다는 게 골자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기업은 기업대로 출산 직원에게 출산 장려금을 전달하고 법인세를 공제받게 되면 기꺼이 기부할 수 있게 되고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은 임대주택 정책의 개편을 제안했다. 신규 아파트를 지을 때 임대주택은 30%가량을, 나머지 70%는 소유(분양)주택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시장을 개편해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현행 민간임대주택 제도는 임대와 분양의 성격이 혼재된 분양 대기 임대주택 제도라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분양 전환을 앞두고 하자 문제가 기획적으로 사용되는 등 무주택 서민 주거 안정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영그룹은 양질의 영구임대주택을 공급하고 무주택 서민의 실질적인 주거 안정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임대주택 전문 관리 기업으로 스펙트럼을 넓히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영구임대주택 사업에는 주택 관리 분야가 특히 중요해질 것”이라며 “부영그룹도 세계시장의 사례들을 벤치마킹해 주택 관리 역량을 강화하며 임대주택 전문 관리 기업으로서 살 만한 집의 대명사가 되는 회사로 정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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