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동산 종합서비스 회사 JLL(존스랑라살)은 지난해 4분기 한국의 오피스 시장 거래 규모가 2조 3759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약 13.3% 줄었다고 5일 밝혔다. 연말을 앞두고 금리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주요 투자자인 기관들의 회계 마감이 겹치면서 유동성이 빠르게 줄어든 영향이다.
연기금·공제회 등 오피스 시장의 '큰 손'이 빠진 자리는 자산운용사의 블라인드 펀드와 리츠(부동산투자회사)가 대체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KB자산운용이 유경PSG자산운용-NH투자증권으로부터 약 8500억 원에 매입한 삼성SDS타워다. 이밖에 마제스타시티 타워1은 우협으로 선정됐던 F&F가 인수를 포기하며 약 5200억 원에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로 넘어갔다.
도심에서는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이 (구분)소유하고 있던 HSBC빌딩이 신한알파리츠에 약 1810억 원에 매각됐다. 이에 따라 HSBC빌딩 지상 8~18층 고층부와 지하 1층이 신한알파리츠에 편입됐다.
이밖에 성수동에 위치한 무신사캠퍼스 E1은 마스턴투자운용에 세일즈앤리스백(매각 후 임차) 방식으로 1115억 원에 매각됐다. 무신사캠퍼스E1은 무신사가 직접 개발한 자산으로 지난해 2분기 준공됐다. 심혜원 JLL 리서치팀장은 "시장에 오피스 매물이 계속 나오고 있으나 자금 조달 어려움과 매도자-매수자 간 간극으로 거래가 실제로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지난해 오피스 전체 거래 규모는 약 11조 원으로 2022년(17조) 대비 크게 감소했다. 상반기 콘코디언빌딩, 알파돔타워를 시작으로 스케일타워, 타워8 등 대형 자산들이 거래됐지만 하반기 들어 유동성이 마르면서 거래 종결이 늦어지는 분위기다. 심 팀장은 "여전히 시장에는 역마진 상황과 유동성 부족으로 딜 클로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산이 많다"며 "그나마 블라인드 펀드 자금이 남은 몇몇 운용사들이 경쟁력 있는 자산을 선별적으로 검토하면서 우수한 입지의 코어 자산 위주로 거래가 성사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자산을 매입해 사옥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적투자자(SI)들의 움직임도 여전히 활발한 상황이다. 지난해 스케일타워를 매입해 사옥을 확보한 현대차가 대표적이다. 심 팀장은 "지난해 '큰 손'으로 급부상한 리츠 역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라며 "자금 조달이 뛰어난 SI들이 주요 투자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JLL코리아는 부동산 투자 및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 JLL의 100% 자회사다. JLL은 작년 말 기준 209억 달러(약 28조 원)의 매출을 기록한 포춘 500대 기업으로 80개 이상 국가에서 10만 2000명 이상의 글로벌 인력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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