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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조절 못하는 건 '내 감정' 모르는 탓이죠"

최지연 감정숨박꼭질EMRI 대표 인터뷰

자기 기준으로만 행복 추구 땐

모든 걸 '남탓' 하며 분노 표출

좋은 유산은 자녀와 감정 공유

심리적으로 힘들면 몸 돌봐야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이 말은 심리상담가들에게 있어 업무의 표준처럼 쓰이는 말이다. 사람의 감정은 무척 다양하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심리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싸움으로 이어지고는 한다.

심리 상담 및 감정 코칭, 의사소통, 갈등 해결 연구소인 ‘감정숨바꼭질EMRI’의 최지연(사진) 대표는 이 같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와 관련해 ‘감정에 대한 이해’가 우선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 대표는 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매일 뉴스를 보면 감정싸움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는데 요즘 사람들의 감정싸움은 상대방에게 위해를 가하는 범죄로 이어지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가정·학교·직장·길거리 등 다양한 곳에서 사소한 감정으로 싸움까지 번지는 것을 보면 ‘많은 사람이 감정에 대한 이해가 없고 자신의 감정을 돌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진단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감정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고 상대의 감정과 자신의 감정을 구분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집 안이 어질러져 있으면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부인에게 화를 낸다. 남편의 화난 행동과 말을 들은 부인 입장에서는 집 안이 어질러져 있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최 대표는 “이때 남편은 아내가 오늘 어떤 바쁜 일이 있어서 집 안 청소가 안 된 것인지를 생각하고 그 이유를 먼저 물어보는 게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고 돌아보는 것”이라며 “부인 역시 마찬가지로 남편이 밖에서 힘들게 일하고 왔는데 집 안이 어질러져 있으면 짜증이 날 것이라는 생각을 먼저 하는 게 감정의 이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하면 싸움에 앞서 대화를 먼저 하게 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감정을 통한 자기 이해 교육’이라고 그는 조언한다. 요즘 많은 기업과 기관 등은 MZ세대와의 갈등 해소를 위한 소통 교육을 중요시하고 있는데 소통을 잘하려면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앞서야 한다. 자신에 대해 잘 모르면서 자기 기준의 행복한 삶을 추구하니 남의 탓만 하게 되고 결국 감정 조절이 안 돼 분노로 표출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게 최 대표의 진단이다.

이런 맥락에서 요즘 젊은 부부들의 최대 관심사인 자녀 교육도 ‘자녀의 감정’과 ‘부모의 감정’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 아이들은 지갑으로 키운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물론 돈이 많으면 아이를 좀 더 잘 키울 수 있겠지만 아이들을 위해 가장 소중한 것은 ‘부모의 감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부모에 대한 행복한 추억, 부모가 가르치는 삶의 소중한 지혜, 그리고 부모와 나눈 좋은 감정이야말로 아이들을 위한 제일 좋은 유산”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좋은 감정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아이 스스로가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는 자세가 바로 좋은 감정을 물려주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아 자녀와 갈등이 생기는 만큼 부모가 스스로의 감정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감정 조절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최 대표가 좋은 감정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육체적 건강이다. 그는 “지금 심리적으로 힘든 시간을 겪고 있다면 몸의 건강을 살펴봐야 한다. 몸이 피곤하면 생각도, 감정도 부정적으로 되기 쉽다”면서 “몸이 건강한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생각도 긍정적이고 항상 좋은 감정으로 생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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