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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포기 못하지” 100만명 떠난다는데…장거리 비행, 의외의 복병은 [헬시타임]

■ 변재호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장시간 고정된 자세 유지하면 ‘심부정맥 혈전증’ 위험 ↑

종아리·허벅지 정맥 혈류속도 저하돼 혈전 생기기 쉬워

간단한 스트레칭·마사지 만으로도 질환 예방에 효과적

MBC 예능 프로그램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3’ 캡처




올해는 설 연휴 기간(9∼12일)이 주말 이틀을 끼고 나흘이라 비교적 짧은 편이다. 그럼에도 고향 대신 코로나19와 바쁜 일상으로 미뤄뒀던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엔저 효과에 비행 시간이 2시간이 채 되지 않아 선호도가 높은 일본을 필두로 홍콩, 동남아시아 등 근거리 해외 여행지는 물론, 연휴 전후로 연차 휴가를 붙여 미주, 유럽 등 원거리 여행을 떠나려는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에는 어디를 가든 장시간 이동을 피하기 힘들다. 자동차나 기차, 버스, 비행기 등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게 마련인데, 덩달아 ‘심부정맥 혈전증’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심부정맥 혈전증은 다리 정맥의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혈전이 발생하고, 이 혈전이 다리 정맥 혈관을 막는 질환이다. 비행기 좌석 중 비좁은 이코노미석에서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앉아 있는 승객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해서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economy class syndrome)’이라고도 불린다.

비행기 뿐 아니라 자동차, 기차, 버스 등 어딘가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시간이 길어져 오랫동안 움직임이 없으면 다리 정맥의 혈류 속도가 저하되어 혈전이 잘 생길 수 있다. 주로 종아리나 허벅지 정맥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변재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이 길거나 장시간 누워 있는 환자,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자, 임신부, 중년 남성, 흡연자 등이 고위험군”이라고 설명했다.

심부정맥 혈전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리가 붓고 아프거나 저린 느낌이 드는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다리 통증이나 열감이 느껴지고, 다리 정맥이 튀어나와 보이는 것도 심부정맥 혈전증을 의심해 봐야 할 증상이다.



변재호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사진 제공=인천성모병원


증상은 대개 경미한 수준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되면서 숨 차고 가슴이 답답해지며 가슴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피부가 붉은색 또는 파란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혈전이 폐 혈관을 막는 폐동맥 혈전색전증으로 악화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심부정맥 혈전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혈액이 정체되거나 굳지 않도록 자세를 수시로 바꾸고 스트레칭이나 마사지로 다리 근육을 풀어주는 게 좋다. 자리에 앉은 채로 발목을 움직이거나 발 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간단한 동작을 하는 것도 정체된 혈류를 풀어주는 데 도움을 준다. 변 교수는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있는 것을 피하고 자주 일어나 움직여주면 심부정맥 혈전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고위험군이라면 혈관용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등 적극적인 예방 노력을 기울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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