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인상에 따른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늘어나면서 재건축 아파트값도 다시 꺾이는 분위기다. 특히 노원 등 노후 단지가 많은 지역의 경우 인근 아파트 가격이 크게 꺾이면서 가파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12일 상계동 인근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상계 주공2단지 전용 41㎡는 현재 4억 2000만 원 선에 다수 매물이 나와 있다. 지난해 말 4억 4000만 원, 4억 9000만 원에 실거래되며 5억 원에 육박하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서너 달 사이 8000만 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상계 주공2단지는 1987년 준공된 단지로 지상 15층, 23개 동, 총 2029가구 규모로 이뤄져 있다. 가구 수가 많고 노원 재건축 단지 중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빨라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큰 곳이었다. 2022년 말 정밀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하며 재건축 큰 문턱을 넘었다. 당시 거래 가격은 41㎡ 기준 5억 9000만 원에서 6억 2000만 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지난해 시공사와 공사비 협상이 불발되며 일정이 지연됐다. 상계2구역 조합은 지난해 9월 시공사인 대우·동부건설 컨소시엄과 평당 공사비를 595만 원으로 합의했으나 추가 분담금이 많다는 이유로 총회에서 관리처분계획이 부결됐다. 상계동 인근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재건축 기대감으로 집값이 올랐었지만 계획이 늦어지고 조합원 추가 분담금도 늘어나면서 호가가 계속 낮아지는 분위기”라며 “사려는 사람은 없고 팔려는 사람만 있다”고 전했다.
상계동 내 다른 단지들도 마찬가지다. 재건축 기대감은 높지만 가격 하락 폭은 되레 커졌다. 14단지 41㎡는 2021년 8월 6억 3900만 원에 최고가를 기록한 후 최근에는 3억 원 초반대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분담금이 늘어나면서 입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분위기”라며 “특히 노원구의 경우 재건축 기대감 때문에 가격이 상승했지만 분담금이 오르고 인근 아파트 가격이 꺾이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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