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40%에 육박하며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의대 정원 증원과 초등학생 늘봄학교 확대 등 민생 정책들이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실은 설 이후에도 지방 순회를 통해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는 ‘민생 토론회’를 지속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을 높여갈 계획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5~8일 전국 만 18세 이상 20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2.2%포인트)는 전주 대비 1.9%포인트 오른 39.2%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마지막 주(42.0%) 이후 최고치다. 부정 평가는 1.7%포인트 하락한 57.7%를 나타냈다.
윤 대통령의 잇따른 민생 행보가 지지율 상승의 동력이 됐다. 윤 대통령은 새해 들어 나흘에 한 번꼴로 민생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생활 정책에 부쩍 힘을 주고 있다. 지난달 4일을 시작으로 총 열 번의 민생 토론회가 열렸고 윤 대통령이 아홉 번을 직접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늘봄학교 전국 확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재건축 기준 완화, 단말기유통법 폐지 등 각계각층의 관심과 지지가 높은 정책들이 쏟아졌다. 실제 민생 토론회와 정책 발표는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져 늘봄학교 확대로 수혜가 예상되는 가정 주부층의 긍정 평가 비율은 최근 한 주 만에 9.4%포인트 급등해 50.7%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은 설 명절에도 현장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연휴 첫날이던 9일 윤 대통령은 서울 동작구의 환경 공무관 9명과 조찬을 함께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10일에는 경기도 김포시의 해병 청룡부대를 찾아 빈틈없는 안보 태세를 지시하며 장병들을 일일이 격려했다.
다만 7일 윤 대통령의 KBS 신년 대담은 지지율 상승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사과 없이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부정적 여론을 뒤집기에는 메시지가 약했다는 평가가 많다. 대담 이튿날인 8일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8.5%를 기록해 6일(39.9%)과 7일(39.4%) 대비 소폭 하락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담이 중도층이 흡족할 만한 결과를 보였는지에 대한 이견이 있다”며 “설 정국 민심 변화가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에 보다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민생 행보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12일 설 민심을 보고받은 뒤 “결국은 민생이다. 민생 중심의 국정운영에 더 힘써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영남과 충청 등을 방문할 예정으로 설 이후 첫 공식 일정은 ‘지방 시대’를 주제로 한 민생 토론회로 잡혔다. 김 대변인은 “문제를 해결하는 행동하는 정부로서 ‘오로지 민생’이라는 각오로 고용·규제 등 생활 밀착형 주제로 대통령이 전국을 누빌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상임위원에 각각 주형환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를 위촉했다. 주 전 장관은 과감한 추진력으로 ‘불도저’라는 별칭을 가진 관료 출신 인사여서 국민이 체감할 인구정책 성과를 조기에 가시화하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리얼미터의 여론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 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6%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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