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의 탈출 장면이 담긴 영상을 확보했다며 13일(현지시간) 이를 공개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최근 며칠간 특수부대가 작전하던 중 지하 터널에 설치된 하마스의 보안 카메라에서 지난해 10월 10일 찍힌 신와르의 영상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하가리 대변인은 "(이 영상은)하마스 가자지구의 지도자이자 '살인의 대가'인 야히야 신와르가 그의 형제 이브라힘 신와르, 아내 중 한명, 자녀들과 함께 도망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그가 가족들과 함께 지하 터널을 통해 자신이 미리 만들어놓은 안전한 숙박 단지로 탈출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흑백의 이 영상에는 신와르로 추정되는 남성과 그의 형제가 여성, 세 자녀와 함께 터널을 걸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1200여명을 살해하고 250여명을 인질로 잡아간 10월 7일 공습으로부터 사흘 뒤에 찍혔다. 영상 속 인물이 신와르가 맞다면,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가자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신와르의 모습이 공개된 셈이다.
다만 해당 영상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도 영상 속 인물이 신와르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추가 증거는 제공하지 않았다.
영상 속 터널 위치 또한 불분명하다. 외신은 최근 몇 주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주요 도시이자 신와르의 고향인 칸 유니스를 공격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칸 유니스가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다.
신와르는 1987년 하마스 창립 당시 합류한 인물로, 2017년부터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그를 우선 제거 대상으로 삼고 쫓아왔다.
하가리 대변인은 "신와르의 이 영상은 우리 추적의 결과"라며 "이 추적은 그를 산 채로든 죽은 채로든 잡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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