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게임개발업체 크래프톤의 신사옥이 들어설 성동구 성수동의 2만㎡ 부지를 지구단위계획으로 지정해 약 80%포인트의 추가 용적률을 부여한다. 서울시가 건축물 디자인 혁신을 위해 추진 중인 ‘도시 건축 창의·혁신 디자인 시범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데 따른 조치다. 크래프톤 신사옥 개발은 혁신 디자인 시범 사업이 실행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서울시 건축 디자인 혁신 정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서울시는 성동구 성수동 333-16번지 일대 2만 810㎡ 부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는 ‘이마트 부지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안’에 대한 열람 공고를 진행 중이다. 결정안에는 이 부지에 대한 용적률 상한선을 기존 480%에서 80%포인트 추가한 560%로 상향 조정하는 안이 담겨 있다. 이밖에 시는 지구단위계획 확정 후 연내 도시계획위원회·건축심의위원회·교통영향평가·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합한 건축통합심의를 거쳐 신속한 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 같은 인센티브는 크래프톤이 이 자리에 짓고 있는 건축물이 지난해 8월 혁신 디자인 시범 사업 대상지 9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2월 건축물 디자인 혁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시범 사업지에 선정되는 부지에 용도 변경, 용적률 상향 등의 혜택과 심의 단계 단축을 예고한 바 있다.
앞서 크래프톤은 이마트 본사와 이마트 성수점이 위치한 이 부지를 2021년에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손잡고 1조 2200억 원에 사들였다. 크래프톤은 이곳에 지하 8층~지상 17층 규모의 건축물을 짓고 지상은 근린 생활 시설과 업무 시설, 지하는 판매 시설과 주차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을 설계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프리츠커상 수상자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건물 설계에 참여했다.
건설업계에서는 크래프톤 신사옥이 도시건축 창의·혁신디자인 시범 사업이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함께 시범 사업에 선정된 강남구 역삼동 르메르디앙호텔 부지 개발사업도 지난해 12월 지구단위계획으로 지정돼 용적률 상향 혜택을 받았지만 착공은 내년, 완공은 2029년으로 예정돼 있어 사업 진행이 크래프톤의 복합건물보다 늦다. 크래프톤 신사옥 부지는 이미 구청이 착공 수리를 한 상태로 기존 건축물 철거가 끝나면 연내 착공할 방침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다른 선정 지역들도 검토를 거쳐 지구단위계획 지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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