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5야드 파4인 마지막 18번 홀. 타이거 우즈(49·미국)는 295야드 드라이버 샷을 페어웨이에 잘 보내 놓고 핀까지 176야드를 남겼다. 겹겹으로 쌓인 갤러리들은 두 번째 샷을 준비하는 우즈와 그린 쪽을 번갈아 쳐다보며 버디 기회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즈가 친 두 번째 샷은 그린 쪽이 아니라 키 큰 나무가 모인 오른쪽 러프로 완전히 빗나갔다. 볼이 정확히 맞지 않아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는 미스 샷의 일종인 섕크였다. 우즈는 임팩트 직후 클럽을 놓았고 갤러리들은 볼이 날아가 멈춘 곳으로 앞다퉈 달려갔다.
16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비에라CC(파71)에서 열린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 달러)을 통해 10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로 돌아온 우즈가 첫날 1오버파 72타로 무난한 복귀전을 치렀다. 버디 5개와 보기 6개를 적은 결과 70명 중 공동 49위다. 7언더파 단독 선두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와 8타 차. 이번 대회 컷 통과 기준은 2라운드 결과 50위 이내 순위 또는 선두와 10타 차 내 스코어다.
우즈는 18번 홀 섕크에 대해 “마지막 몇 홀 동안 등에 경련이 있었다. 몸이 잘 돌아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황스러운 실수 이후 대처가 좋았다. 볼이 발보다 낮은 위치에 있고 그린은 굵은 나무 사이의 좁은 틈으로 보일 뿐인 트러블 상황에서 우즈는 간결한 백스윙과 긴 폴로스루로 낮게 보내는 ‘기술 샷’으로 세 번째 샷을 핀 4.5m에 올려 긴 박수를 이끌어냈다. 첫 퍼트가 빗나가 파 세이브는 하지 못했다.
우즈는 지난해 4월 마스터스 중도 기권 뒤 발목 수술로 투어를 떠나 있었다. 이날 최장 332야드의 장타를 뽐내기도 한 그는 “좋은 장면도 많았지만 일관성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내일은 달라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우즈는 그린을 10차례 놓쳤고 스크램블링(그린 적중 실패한 홀에서 파 이상을 지킨 확률)은 25%에 그쳤다.
안병훈이 4언더파 공동 8위에 올랐고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3언더파 공동 10위에 자리했다. 세계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3오버파, 김주형과 김시우는 2언더파 공동 15위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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