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인정받는 韓 발레, 국내서 만날 기회 늘릴 것"

■서울시발레단 창단 기자간담

48년만에 새 공공발레단 창립

클래식 대신 컨템포러리 중심

8월 '한여름밤의꿈' 정식 선봬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발레단' 창단 기자간담회에서 오세훈(가운데) 서울시장과 안호상(오른쪽 네번째)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안무가, 무용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 창단되는 서울시발레단이 문화도시 서울의 새 지평을 열고 우리 발레가 세계로 나아가는 든든한 발판이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48년 만의 새 공공발레단 서울시발레단이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창단 기자간담회를 열고 출발을 알렸다. 간담회에 참석한 오 시장은 “수많은 한국인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며 우리 발레의 수준과 예술성이 인정받고 있는데도 국내에서는 그 저변이 부족했다”며 “발레인들과 시민들이 느꼈던 갈등을 서울시발레단을 통해 해소시켜 드릴 수 있게 됐다”며 창단 소감을 밝혔다. 이어 “K콘텐츠·K컬처의 매력을 확장하고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발레단' 창단 기자간담회에서 안무가와 무용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무용수 박효선, 남승윤, 원진호, 안무가 안성수, 유회웅, 이루다, 무용수 김소혜, 김희현. 연합뉴스

서울시발레단은 국립발레단과 광주시립발레단에 이어 48년 만에 창설되는 새 공공 발레단이다. 기존 국내 발레단들이 클래식 위주의 운영을 해 왔다면 서울시발레단은 컨템포러리 발레 작품 중심으로 공연에 나선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발레의 세계적 흐름은 컨템포러리”라며 “국내에 컨템포러리 발레를 소개하고 관객들의 취향과 스펙트럼을 넓힐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소속 무용수 박효선은 “컨템포러리를 지향하는 무용수들은 국내에 발레단이 없어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었었다”며 “좋은 분들과 좋은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기대를 표했다.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발레단' 창단 기자간담회에서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운영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발레단은 예술감독과 전속 무용수 없이 안무가와 프로젝트 중심 체제로 운영된다. 무용수들은 한 시즌을 책임지는 시즌 무용수와 프로젝트마다 개별적으로 참여하는 프로젝트 무용수로 구분된다. 안 사장은 “예술감독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분을 모실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당분간은 그렇지 않다”며 “지금은 안무가 중심으로 무용수들을 구성하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발레단' 창단 기자간담회에서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창단 경과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발레단은 선발된 5명의 시즌 무용수 김소혜·김희현·남윤승·박효선·원진호와 함께 올해 총 세 차례 공연에 나선다. 우선 4월 26~28일 프리 창단공연 ‘봄의 제전’이 안무가 세 명과 함께 열린다. 안성수 안무가는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을 배경으로 땅에서 태어난 생명들에 대한 예찬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회웅 안무가는 “포기가 일상이 된 N포 세대 젊은이들을 일깨우는 공연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루다 안무가는 “순환을 시각적으로 구조화해 미디어 아트와 함께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8월에는 주재만 안무가의 ‘한 여름밤의 꿈’을 정식 창단 공연으로 선보인다. 10월에도 더블빌 형태의 공연을 준비 중이다.

안 사장은 “서울시발레단을 통해 발레계의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며 “무대를 더 많이 만들고 다양한 작품을 준비해 참여 기회를 늘리는 것이 국내 발레계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발레단' 창단 기자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