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릴레이가 이어지면서 의사들에 대한 무더기 수사와 기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대상자가 이미 800여 명에 이르는 데다 정부가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며 엄정한 법 집행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20일 이탈 전공의 가운데 831명을 추려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의료법 59조에 따르면 국민 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이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명령을 어기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복지부는 업무개시명령에도 전공의들이 현장으로 복귀하지 않으면 추가로 강제이행 명령을 내리고 그럼에도 응하지 않을 경우 의사 면허 정지, 고발 등의 조치를 할 방침이다.
이탈 전공의들이 재판에 넘겨질 경우 주요 쟁점은 업무개시명령이 적법하게 ‘송달’됐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공의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대처법을 공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송달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법적 효력 발휘 검토를 마쳤다고 밝혔다. 2022년 개정된 행정절차법 24조는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해 긴급하게 처분할 필요가 있을 때는 문자 전송·팩스 또는 전자우편 등 문서가 아닌 방법으로 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향후 재판에서 전공의들이 낸 사직서의 진실성에 대한 판단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직의 진의가 인정될 경우 정부가 의료 행위를 강제할 수는 없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전공의들의 이번 집단행동이 과거처럼 ‘파업’이 아닌 ‘사직’ 형태로 이뤄진 데 대해 ‘개인 자유의사가 반영된 사직까지 업무개시명령 대상으로 볼 수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복지부도 이를 고려해 먼저 각 병원에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린 뒤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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