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최근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 중 시가총액 3위에 오른 가운데 주식 거래액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 보도했다. ‘AI 대장주’로 자리매김한데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매우 좋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식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30거래일간 일평균 주식 거래액을 계산한 결과 엔비디아가 300억달러(약 40조원)로 가장 높았다고 전했다. 종전까지 1위였던 테슬라는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액이 220억달러에 그쳤다. 테슬라는 하루에 거래된 주식 수에 주가를 곱해서 산출하는 거래액이 여러 차례 350억달러를 웃도는 등 2020년경부터 뉴욕증시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종목의 대명사로 꼽혀 왔다. 하지만 이번에 엔비디아가 앞지른 것이다.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47%나 급등했다. 이에 아마존과 구글 알파벳 시총을 차례로 제치고 지난 14일 MS와 애플에 이어 미국 상장기업 시총 3위에 올랐다. 반면 테슬라는 전기차 수요 감소와 경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주가가 20% 가량 하락했다.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와 더불어 AI붐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거래도 급증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와 슈퍼마이크로를 합한 거래액은 거래 상위 10개 종목의 거래액 가운데 40% 이상을 차지했다. 당일 거래 상위 10위 종목에는 테슬라, 메타플랫폼,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포함됐다.
다만 엔비디아가 오는 21일로 예정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이와 같은 활발한 주식 거래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엔비디아 주식에 투자했다가 취약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트리플D트레이딩의 데니스 딕 트레이더는 AI 관련 종목의 거래가 급증한데 대해 “개인 투자자 등이 펀더멘털보다 상승 모멘텀을 기반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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