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78승 투수 류현진(37)의 한화 이글스 복귀는 새 시즌 KBO리그 전체를 뒤흔들 허리케인이다. 만년 약체 한화는 단숨에 ‘가을 야구’에 나갈 5강 후보로 떠올랐고 ‘왼손 라이벌’ 김광현, 빅 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 타자 추신수(이상 SSG 랜더스)와 류현진 간 대결은 모든 야구팬의 이목을 집중시킬 흥행 빅 카드로 주목받고 있다.
한화 구단은 “류현진과 계약 기간 8년, 최대 170억 원에 계약했다”고 22일 발표했다. 포수 양의지가 두산 베어스와 계약한 4+2년 최대 152억 원을 1년 만에 경신한 KBO 역대 최고 대우다. MLB에서 지난해 10월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등 여러 구단이 행선지로 거론됐으나 마지노선으로 생각한 연평균 1000만 달러를 제안한 구단이 없었다. 11시즌 동안 빅 리거로 생활한 류현진은 12년 만의 친정 복귀를 결심했다.
170억 원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계약 기간이다. 8년은 KBO 역대 최장 계약이다. 기간을 채우면 류현진은 44세다. 한화 레전드인 송진우의 KBO 역대 최고령 출전(43세 7개월 7일)을 넘는다. 한화 구단은 “이번 계약에는 KBO 새 역사라는 의미가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 초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급 기간을 늘리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류현진은 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뛰며 186경기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남겼다. MLB 전체 평균자책점 1위(2019년), 올스타전 선발 등판(2019년) 등 코리안 빅 리거 최초 기록도 여럿 세웠다. 개인 최고 성적인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찍은 2019년에는 투수 최고 영예인 사이영상의 투표에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2022년에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8월 복귀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한화가 특급 외국인 선발 투수를 영입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류현진의 KBO 통산 성적은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이다. 100승이 눈앞이다. 미국 진출 직전 시즌에는 9승 9패를 기록했고 마지막 KBO 등판은 2012년 10월이었다.
류현진은 “미국 진출 때부터 꼭 한화로 돌아와 보답하겠다고 생각했다”며 “팬 여러분께 올 시즌에는 최대한 길게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복귀 시기를 두고 제 기량이 아직은 충분하다고 판단될 때 조금이라도 빨리 합류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도 설명했다. 류현진은 23일 한화의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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