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미국이 달에 돌아갔습니다. 오디세우스가 달을 접수했습니다.”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국장)
미국의 무인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가 22일(현지 시간) 달 착륙에 성공하며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2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우주선이 달에 도달했다. 민간기업이 개발한 우주선 중 세계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하며 정부 중심으로 진행되던 인류의 달 탐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오디세우스의 성공은 앞으로 달을 둘러싼 치열한 지정학적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은 2026년 달에서 유인 탐사를 진행한다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추진력을 얻게 됐으며 중국·일본·인도 등 달을 탐사하는 다른 국가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우주기업 인튜이티브머신스는 이날 오후 5시 23분(미국 중부 시각) 오디세우스를 별칭으로 하는 달 탐사선 ‘노바-C’가 달 남극 근처 분화구 ‘말라퍼트A’ 지점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스티븐 알테무스 인튜이티브머신스 최고경영자(CEO)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지만 우리는 달 표면에 있고 (신호를) 송신하고 있다”며 “달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오디세우스는 이달 15일 미 플로리다주 나사 케네디우주센터 발사장에서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이후 21일 오전 달 궤도에 진입했으며 22일 오후 5시 11분부터 지상으로 하강을 시도했다. 오디세우스는 착륙 과정에서 교신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회사 측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착륙 2시간 만에 오디세우스로부터 데이터를 수신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동체에 문제가 없다면 오디세우스는 이날부터 7일간 달 남극 일대를 돌아다니며 달의 지형과 자원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오디세우스는 아르테미스와 연계된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의 일환으로, 민간기업이 개발해 달에 연착륙하는 데 성공한 최초의 우주선이다. 나사는 달 탐사선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민간 업체가 서로 경쟁하며 탐사선을 개발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 아래 CLPS를 진행하고 있다. 오디세우스에는 관측 장비 6개를 탑재했으며 인튜이티브머신스는 나사로부터 1억 1800만 달러를 받는다. 나사는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2026년 말 우주비행사들을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3단계’ 프로젝트에 활용할 계획이다.
세계 각국은 달, 그중에서도 얼음 형태로 물이 존재한다고 알려진 남극을 주목하고 있다. 오디세우스가 착륙한 말라퍼트A 분화구 일대에도 얼음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주비행사들의 식수와 우주선 연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얼음의 존재가 확인될 경우 이곳은 달을 비롯해 화성 등 탐사를 위한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과 옛 소련, 중국, 인도, 일본이다. 1966년 옛 소련의 루나 9호가 세계 최초 달 착륙 기록을 세웠으며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를 시작으로 1972년 아폴로 17호까지 달에 착륙했다. 중국은 2014년 창어 3호를, 인도는 지난해 8월 찬드라얀 3호를, 일본은 지난달 20일 슬림을 달에 착륙시켰다. 특히 중국의 움직임이 적극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디세우스 이후 달로 향할 다음 우주선은 올 상반기 발사 예정인 중국의 ‘창어 6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달 남극 근처에 달 기지를 건설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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