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당시 바이오 스타트업이었던 독일의 바이오앤텍, 미국의 모더나가 굉장히 큰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도 신약이나 물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본격적으로 키워야 하는 시대입니다”
강성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상반기 중 광교 바이오센터에 입주할 스타트업 공모를 받고 14곳을 선정해 기술과 장비지원, 투자사 연결 등의 지원 사업을 펼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강 원장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대통령 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등을 거쳐 지난해 1월 경과원 원장에 취임했다. 그는 “바이오산업의 특징은 굉장히 많은 기술적 대안이 있어 대기업이 모두 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협업해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 쪽으로 패러다임이 바뀐 만큼 ‘제2반도체’가 될 스타트업을 적극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경기도는 수원 광교에 ‘경기도형 랩센트럴(가칭)’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공간 임대와 연구개발(R&D) 지원을 담당해 온 바이오센터에 기술력을 중심으로 심사한 스타트업을 유치하고 경기도가 직접 ‘액셀러레이팅’에 나서는 게 골자다. 2년 주기로 재평가를 거쳐 최대 4년까지 지원하는 ‘2+2’ 방식으로 운영된다. 2026년 1조 원을 목표로 조성 중인 경기도 G-펀드(2023년 기준 3178억 원)를 통한 지원도 이뤄진다. 강 원장은 “직접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한 기업을 길게 가져가진 못하지만 지원 스타트업 수는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광교테크노벨리에는 196개의 기업이 입주해있으며 이중 바이오 기업은 69개(35%)다. 인접 지식산업센터까지 구역을 넓히면 199곳에 달한다. CJ제일제당 연구·개발(R&D) 허브인 CJ블로썸파크와 SD바이오센서 등 바이오 기업 외에도 인접한 곳에 아주대의료원·성빈센트병원, 경기대·아주대·성균관대 등 산학연병 인프라가 밀집해 있다. 올해 초 판교에 있던 지놈앤컴퍼니도 광교에 새 둥지를 틀었다.
서울 문정이나 성남 판교와 달리 거버넌스가 갖춰져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종석 경과원 바이오산업본부장은 “바이오센터에는 장비 값만 12억 원에 달하는 질량분석기 등 공공지원설비 외에도 연구 및 시설관리에 필요한 센터 직속 석박사 연구진 40여 명이 상주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은 시료를 센터로 보내 분석을 받거나 직접 방문해 연구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현재 한미R&D센터부터 켐온과 같은 CRO기업, 경희대 연구실, 바이오스타트업 등이 입점해있다.
18년 째 유휴부지로 남아있던 ‘황우석 바이오장기센터 부지(1만 6500㎡ 규모)’도 내년 하반기 착공 예정이다. ‘경기도형 랩센트럴’ 확장을 위한 것으로 도는 해당 부지에 지상 16층, 지하 4층 규모의 바이오 지원 건물을 2025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달 용적률을 200%에서 400%로 높이기 위한 도시관리계획변경 승인을 마친 상태다.
새롭게 짓는 건물에는 바이오 스타트업 연구공간과 공용 연구장비실, 대학 등과 연계한 바이오 인력양선센터, 규제지원 원스톱 서비스 및 VC투자·CRO 컨설팅 공간, 오픈이노베이션 협업 공간 등이 마련된다. 글로벌 제약사 등 유력 제약·바이오기업을 유치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강 원장은 “연 500명 이상 바이오 전문 인력을 키워내며 ‘산학연병관’의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달 광교테크노밸리 찾아 “경기도 바이오산업이 광교, 시흥, 고양과 성남과 화성으로 나뉘어 일을 진행하고 있는데 광교테크노밸리는 다섯 곳을 묶는 거점”이라며 “광교를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바이오단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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