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월급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분신해 사망한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 씨의 장례가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6일 방 씨가 사망한 지 142일 만이다.
방 씨 유족 측과 ‘방영환열사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날부터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노동시민사회장으로 고인의 장례가 치러진다.
이날 오후 3시께부터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진 방 씨의 빈소에서는 상주인 고인의 딸 방희원 씨와 호상(護喪)을 맡은 김종현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장 등이 조문객을 맞이했다.
김 지부장은 “그간 택시업체의 사죄를 기다려 왔지만 그럴 의사가 없어 보인다”며 “고인을 언제까지 찬 냉동실에 모셔둘 수는 없으니 장례를 치르고 (업체 대표에 대한) 처벌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주들은 택시 기사 전액관리제(월급제)를 시행한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는 곳은 없다”며 “이번(방 씨의 사망)을 계기로 제대로 된 월급제 시행을 위한 변화가 시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동장례위원장으로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이백윤 노동당 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오는 27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영결식이, 방 씨가 근무했던 해성운수 앞에서 노제가 치러진다. 장지는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이다.
앞서 해성운수 소속 택시 기사로 일하던 방 씨는 임금체불을 규탄하고 완전월급제 시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227일 동안 이어가던 지난해 9월 26일 회사 앞 도로에서 스스로 휘발성 물질을 끼얹은 뒤 분신을 시도하고 열흘 뒤 숨졌다.
이후 노동계는 서울시와 고용노동부의 점검 및 감독, 사측의 사과, 택시업체 대표 처벌 등을 촉구해 왔으며 업체 대표인 정 모 씨는 방 씨를 폭행·협박 했다는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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