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증원을 놓고 정부와 의료계가 강대강 대치를 지속하던 가운데 중재자 역할을 자임해 온 정진행 서울의대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와 김종일 서울의대 교수협의회장이 26일 동반 사퇴를 선언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전공의와 학생들을 지켜내지 못한 데 따른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소속 진료교수들로 구성된 서울의대교수협 비대위는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대병원 본원에서 소속 전공의들과 전격 회동을 가졌다. 비공개로 진행한 회동은 교수와 전공의 8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대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전공의들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현장을 떠나고 있는 것"이라며 "이를 돌리기 위한 대책은 협박이나 강제가 아닌 설득에 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정부를 향해 "의과대학 교수들과의 소통 채널을 만들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기적으로 만나서 대화하기를 요청한다”며 “실질적인 협의를 4월 총선 이후로 연기하는 대신, 그 동안 의제 설정과 기본적인 상호 의견교환을 지속하자"는 협상안을 내놨다.
그러나 이후 진행되는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가 납득할 만한 답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이들이 전격 사퇴를 선언한 배경으로 보인다.
정부는 29일까지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온다면 지나간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3월 이후 미복귀자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타협의 여지나 의대 교수들과의 소통 채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3월부터는 미복귀자에 대해법과 원칙에 따라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과 관련 사법절차의 진행이 불가피하다”며 “면허정지 처분은 그 사유가 기록에 남아 해외취업 등 이후 진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주시기 바란다. 3월부터는 수사와 기소 등 추가적인 사법처리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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