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최근의 인공지능(AI) 붐에 대해 “과장(hype)이 아니라 진짜(real)”라고 강조했다. 올해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을 유지하며 “시장의 확률은 70~80%인데 나는 그 절반만 걸겠다”고 말했다.
다이먼 회장은 26일(현지 시간) 경제 전문 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AI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며 생성형 AI 챗봇인 ‘챗GPT’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보다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AI 붐이 2000년대 초의 이른바 ‘닷컴 버블’과도 다르다”며 “우리가 처음 닷컴 버블을 겪었을 때는 과장이었지만 AI는 과대광고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JP모건 내부적으로 최고데이터·분석책임자를 신설하는 등 새로운 AI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작업을 벌여왔다고 했다. 또 사내에 테크 기업들이 출시한 LLM을 연구하는 직원이 200명이라고 덧붙였다. 다이먼 회장은 “AI가 결국 거의 모든 작업에 사용될 것”이라며 “사람들이 AI를 활용하는 시점은 다양하겠지만 향후 AI가 막대한 양의 작업을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이먼 회장은 AI의 악용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을 새롭게 떠오르는 기술에 대한 강한 낙관론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AI가 사이버 보안과 제약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AI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암 치료제를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이먼 회장은 미국 경기에 대해서는 “시장이 예상하는 연착륙 확률은 70~80%인데 나는 그 절반으로 본다. 그게 전부”라고 잘라 말했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기에는 우려되는 지점이 있으며 시장의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다만 그는 미국이 경기 침체로 갈 가능성이 크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시스템적 문제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최근 불거지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 문제도 충분히 억제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CNBC는 다이먼 회장이 최근 JP모건 주식 82만 2000주를 매도한 점이 주목된다고 짚었다. 이는 다이먼 회장이 2005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이래 최대 규모의 주식 매도로, 투자자들에게 일종의 경고를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CNBC는 “다이먼 회장은 과거 JP모건이 상승세에 들기 직전에 주식을 매수했으며 반대로 시장이 위기에 처했을 때 종종 정확한 타이밍을 맞췄다”며 “주식 매도가 주주들에게 나쁜 소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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