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한 지 일주일이 넘어가면서 의료 현장에 공백이 생기자 정부가 간호사들이 합법적으로 의사의 업무를 대신할 수 있도록 했다.
보건복지부는 27일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확대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 사업 계획안’을 발표했다. 시범 사업이 발표되면서 일선 의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은 병원과 협의하에 합법적으로 의사 업무 중 일부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이날부터 전국 수련병원장은 간호사의 숙련도 등에 따라 업무 범위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다. 다만 병원은 협의된 업무 외 업무를 간호사에게 전가·지시할 수 없다. 대법원 판례로 금지된 일부 행위도 제한된다.
당초 간호사는 의료법에 따라 의사 지시에 따라 보조 역할만 수행해왔다. 그러나 전공의들의 대거 이탈로 의사가 부족해진 탓에 혈액 검사나 드레싱, 채혈, 심전도 검사 등 의사 고유의 업무를 간호사가 대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불법 의료행위로 내몰린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현장은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 간호사는 “간호사 고유 업무가 아니라 심적으로 부담이 되고 의료행위의 범위가 넓어 자칫 소송까지 휘말릴 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간호사의 의료행와 관련한 법적 보호 장치가 만들어진 것은 좋지만 시범 사업을 넘어 아예 법 제도로 만들어야 한다”며 “간호사들의 업무는 많아졌는데 보상과 관련한 부분은 논의에서 빠졌다는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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