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도시 중 서울 시민들의 숲·녹지 접근성이 하위권에 속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자치구별로 도시숲 접근성은 최대 3배까지 벌어져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강완모 국민대 산림환경시스템학 교수 등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어반 포레스트리 앤드 어반 그리닝(Urban Forestry& Urban Greening)’에 게재한 ‘6개 주요 도시의 도시숲 및 도시녹지 접근성에 대한 네트워크 기반 평가’ 논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서울의 도시숲·녹지 접근성은 6개 도시 중 5위로 하위권에 속했다. 1인당 도시숲 면적이 3위, 도시녹지 면적은 4위였으나 북한산 등 규모만 크고 접근성이 좋지 않은 녹지가 많은데다, 인구 밀도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구는 위성 영상에 기반한 오픈소스 공간 데이터를 활용해 뉴욕·런던·파리·베이징·서울·도쿄 등 세계 6개 주요 도시숲·녹지 접근성을 평가했다. 국가 간 동일한 데이터를 통해 도시숲·녹지를 비교한 연구는 세계 최초다. 도시별로 도시숲·녹지 정의가 다르고 도로 유형도 상이하기 때문이다. 연구는 보행로의 경사와 보행로부터의 이동거리 계산을 통해 현실적인 접근성을 계산했다. 도시숲에는 대형 숲이나 산림 지역 등이, 도시녹지에는 잔디밭과 공원, 가로수길 등이 분류됐다.
도시숲·녹지의 접근성이 가장 높은 도시는 런던이었다. 런던의 1인당 도시 숲 면적은 60.5㎡, 도시녹지 면적은 100.9㎡로 서울의 21.0㎡, 22.7㎡와 차이가 컸다. 특히 런던의 경우 전체 인구의 96.5%가 도보 5분 내 도시숲에 접근할 수 있었다. 서울은 이 비율이 71.1%에 그쳤다. 북한산 등 대형 녹지가 있지만 경사가 심하고 골목이 많은 서울의 특징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내 남부와 북부의 접근성 편차도 컸다. 연구팀이 논문을 활용해 서울 내 자치구별 접근성 차이를 추가 분석한 결과 도시숲·녹지 접근성 1위는 모두 송파구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도시숲 접근성 최하위는 강서구였고, 도시녹지 접근성 최하위는 강북구였다. 송파구와 강서구의 도시숲 접근성 지수는 약 3배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연구팀은 강서구를 두고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 다수의 어린이공원을 설치·조성했지만, 면적은 작고 거주민의 보행 접근성을 고려한 수요 측면에서 0.5㏊ 이상의 규모를 갖춘 도시 숲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북구에 대해서는 “북한산·오패산·북서울꿈의숲 등 대형 도시녹지가 위치하고 있으나 인구 밀도도 높고 보행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총 도시숲 면적은 2021년 대비 6.53%,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은 11.59% 증가하는 등 도시 녹지화가 진행되는 추세다. 다만 연구팀은 자치구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고밀도 주거 지역에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적정 규모의 도시숲·녹지를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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