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충북을 찾아 고(故) 육영수 여사의 생가와 학군 장교 임관식을 차례로 방문했다. 모두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인 행보여서 총선을 앞두고 민심 잡기에 공을 들이는 포석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북 옥천의 육 여사 생가를 찾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친인 육 여사의 생가를 현역 대통령이 찾은 것은 역대 처음으로 윤 대통령의 방문은 대통령 경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8월 이후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어려운 분들과 어린이를 사랑해주신 육 여사님의 어진 뜻을 기억하며, 국민을 따뜻하게 살피겠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의 육 여사 생가 방문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박근혜 끌어안기’의 연장선이라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한남동 관저로 초대하는 등 지난해 한 해만 세 차례 만났고 공개 석상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선각자’라고 추켜세우며 전통 보수층에 구애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충북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2024년 학군 장교 임관식에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이 학군장교 임관식에 참석한 것은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이후 16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을 앞두고 국론 분열을 노리는 북한의 도발이 빈번해질 수 있다며 확고한 국가관·대적관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상대의 선의에 기댄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 능력과 대비 태세에 기반한 ‘힘에 의한 평화’를 이뤄야 한다”며 “군은 국민과 일치단결해 대한민국을 흔들려는 책동을 단호히 물리쳐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핵 협의 그룹을 통해 한미 일체형 핵 확장 억제를 완성하고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을 가속화해 북한의 핵 위협을 원천 봉쇄하겠다”며 국제사회와 연대를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 조천형 상사의 자녀 조시은 학군사관후보생이 선배들의 임관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사실을 알리면서 울컥해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후보생 등과 간담회를 열고 지원자 급감으로 모집난을 겪고 있는 학군 장교들의 복지 개선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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