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72명으로 역대 최저이자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을 29일 일본이 높은 비중으로 보도하면서 큰 관심을 나타냈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1면과 3면에 걸쳐 관련 뉴스를 실었다. 3면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전남 영암군 삼호읍의 조선 공장 일대 모습을 르포 형식으로 다루면서 '급속한 저출산, 일본의 미래인가'라는 부제목을 달았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1면에서 출산율 통계를 전하고 15면에는 한국 역대 정부의 저출산 대응 정책을 소개하는 관련 기사를 실었다. 닛케이는 저출산이나 노동력 부족은 일본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 공통의 과제지만 일본의 2022년 출산율은 1.26명으로 한국의 2015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심각성 측면에서 앞서가는 한국의 대응 성패는 일본 대책에 참고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저출산과 혼인 감소가 밝은 미래를 전망할 수 없다는 표현일 것이라며 자국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구조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내용의 사설도 게재했다.
아사히신문은 1면과 3면, 9면에 걸쳐 관련 소식을 다뤘다. 이 신문은 집값 급등과 치열한 학벌 경쟁 등으로 삶이 힘들고 젊은 세대의 불안이 큰 것이 일본과도 겹치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스스로 "출산 파업 중"이라는 정소연(41)씨의 인터뷰도 게재했다. SF소설 작가이자 변호사로 활동해온 정씨는 "15년 전 결혼할 때는 당연히 출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출산 파업을 선택한 이유로 경력 관리의 문제, 육아 환경, 사회 분위기 등을 설명했다.
요미우리신문도 2면과 7면에서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다루는 등 일본 대부분 주요 신문은 서울 특파원을 취재에 투입해 단순한 통계 전달뿐만 아니라 원인을 들여다보거나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조명했다.
앞서 한국 통계청은 28일 지난해 연간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역대 최저를 경신했고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은 0.65명으로 0.70명선마저 붕괴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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