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정책위원이 2% 물가 목표 달성이 눈앞이라며 2016년부터 지속된 현재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고 시사했다. 이달 일본의 금리 정책이 조기 정상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다카타 하지메 위원은 이날 시가현에서 열린 금융경제 간담회에서 "현재 일본 경제는 "임금과 물가가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통념이 전환되는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며 "2% 물가 목표 실현을 위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춘투(봄철 임금협상)에서 기업들이 지난해보다 더 많은 임금 인상 방침을 밝히는 등 임금 인상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일본은행은 통화정책 변경을 위해선 임금 인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다카타 의원은 이어 "이런 상황을 반영해 현재의 극도로 완화적인 통화 정책에서 벗어나거나 속도를 조절하는 등 민첩하고 유연한 대응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엔 수익률곡선제어(YCC) 해제, 마이너스 금리 종료, 인플레이션 초과 달성까지 통화 부양을 계속하겠단 약속의 수정 등이 포함된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시장에선 마이너스 금리 해제 시점이 3월과 4월로 나뉘는데, 이번 발언으로 3월 전망에 더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봤다.
외환시장에선 조기 통화 정상화 관측에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150엔 대에서 횡보했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150엔 밑으로 내려앉았다. 싱가포르 은행 OCBC의 크리스토퍼 웡 외환 전략가는 "다카타 위원의 발언은 일본은행이 예상보다 빠르게 3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일본정부가 3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이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버나이트 스와프(OIS) 시장이 반영하는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34% 수준에 그치지만 점점 더 많은 전문가들은 3월 회의에서도 충분히 마이너스 금리 해제가 논의될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번 주 실시된 블룸버그 조사에선 이코노미스트 15명 중 약 절반인 7명이 3월에 마이너스 금리가 종료될 수 있다고 봤다. 나머지 8명은 4월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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