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로 불리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4일 막을 올린 가운데 대만 해·공군이 12일간의 합동훈련에 돌입했다. 연도별 훈련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대만군 측은 설명하지만 양회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5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에 따르면 대만 공군과 해군은 전날부터 이달 15일까지 동부 타이둥의 뤼다오 해역과 샤오류추 해역 및 남부 가오슝 쭤잉 근해 등 3곳의 해역과 공역에서 합동훈련을 진행한다. 군 관계자는 뤼다오 해역과 샤오류추 해역 등 2곳은 대만 본섬에서 약 12해리(약 22.2㎞) 떨어진 지역으로 중국군이 정례적으로 활동하는 장소와 가깝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군용기가 최근 몇 년 동안 대만 서남·동남 및 북부 공역을 빈번하게 침범함에 따른 정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만군의 ‘비행 고도 공역 훈련’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만 공군의 F-16 전투기와 F-3C 해상초계기 및 해군 소속 S-70C 대잠헬기도 투입될 예정이라고 했다. 또 대만군이 동부 지역에 무인기(드론)를 배치해 향후 적군의 장거리 무인기의 전술 응용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시보도 대만군이 2022년에도 북부 지룽시의 북쪽, 동부 이란현 동쪽, 대만과 일본 오키나와현 요나구니지마 사이의 해역과 공역에서 합동훈련을 실시했다고 했다.
이 같은 훈련 모두는 연도별 훈련 계획에 따른 것이라는 게 대만군 측의 설명이다. 적군의 상황과 훈련 수요에 맞춰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방어 태세를 확립하고자 훈련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의 양회 시기에 맞춰 중국 견제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많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양회 개막 둘쨋날인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회식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합의총리의 조국’(九二共識·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 편의대로 한다는 1992년 합의)를 견지하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외래 간섭에 반대한다”며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평화 발전을 추진하고 조국 통일 대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중화민족의 근본 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전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중국군 군용기 12대와 군함 6척을 각각 포착했으며 이 가운데 군용기 2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서남 및 동부 공역에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중국 풍선 1개가 대만 영공을 진입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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