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창립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 자리로 다시 올라섰다. 아마존과 테슬라의 주가 향방이 크게 엇갈리면서 이들의 부호 순위를 뒤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베이조스의 순자산은 2003억 달러로(약 266조 7195억 원)로 집계된다. 이는 1977억 달러인 머스크보다 26억 달러 많은 수준이다. 베이조스가 해당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건 2021년 이후 처음이다. 베이조스는 2017년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를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올라선 바 있다. 이후 테슬라의 주가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베이조스는 머스크와 1위 부자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여왔다.
이들의 순위를 다시 뒤집은 이유는 아마존과 테슬라의 주가가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아마존과 테슬라는 모두 미국의 대표 기술주를 뜻하는 ‘매그니피센트 7’ 종목으로 꼽히지만 주가는 정반대 방향을 향하는 중이다. 아마존의 주가는 2022년 말 이후 두 배 이상 상승해 사상 최고가를 눈앞에 두고 있는 반면 테슬라는 2021년 최고점과 대비하면 약 50%나 빠졌다.
특히 최근 테슬라의 경우 부정적인 지표가 잇따라 나오면서 하락 추세에 부담을 더하는 양상이다. 이날 역시 중국 상하이 공장의 2월 출하량이 2022년 12월 이후 최저치인 6만 365대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7.16% 급락했다.
앞으로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미국 델라웨어 법원이 머스크가 2018년 테슬라 이사회로부터 받은 558억 달러 규모의 주식 보상패키지를 무효화 한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법원에서 무효화된 계획에 포함된 옵션은 머스크의 가장 큰 자산 중 하나”라면서 “머스크의 급여 패키지가 취소된 후 재산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다고 했다.
한편 이번 순위에서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1975억 달러)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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