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0개 대학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의대 정원 수요조사에서 강원대 의과대학 정원을 140명까지 증원이 가능하다는 신청서를 제출하자 교수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강원대 의과대학 교수 10여 명은 5일 오전 8시 의과대학 건물 앞에서 "새학기가 시작됐지만 의과대학에는 학생은 없고, 강원대는 전날 교수들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140명 증원 규모를 제출했다"며 "학생들이 학교에 돌아올 통로를 막았다"고 밝혔다.
앞서 강원대는 49명의 의대 정원을 140명까지 늘리기로 하고, 지난 4일 교육부에 신청안을 제출했다. 강원대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 피해와 의학 교육의 질적 하락 등을 이유로 증원에 반대해 왔다.
류세민 강원대 의대 학장은 "현재 40개 의과대학이 제출한 수요조사의 총합은 정부의 2000명 증원의 주요한 근거로 둔갑해 비민주적인 정책 결정 과정에 항의하며 교정과 병원을 떠난 학생과 전공의를 압박하는 정치적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며 "첫 의도와 다른 전개에 억울하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현재 벌어지는 엄중한 상황에 대한 변명일뿐 이에 대한 학장단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류 학장과 유윤종(이비인후과) 의학과장은 삭발식을 열고, 박종익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이승준 호흡기내과 교수가 직접 동료의 머리를 밀었다.
유은종 의학과장은 "잘려 나간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지만 꺾여버린 자존심은 회복되지 않는다"며 "필수 의료 분야에서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교수들의 사직이 시작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4일 제출한 강원대 의과대학 정원 신청과 관련해 의대 교수들의 77.4%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