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의 활동가들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가 청년층에 더욱 가혹한 탄소예산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4일 한 위원장의 천안시 백석대학교 방문 현장을, 5일에는 이 대표의 영등포 유세 현장을 찾아 청년들의 마음을 담은 ‘기후 편지’를 전했다. 활동가들은 각 당 대표에게 “불공정한 탄소예산으로 인해 청년과 아이들이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국민을 위한 기후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정당 대표들과의 대화를 시도한 그린피스 임수민 액티비스트는 “개인적으로 채식, 다회용기 쓰기 등 환경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정치적 변화가 함께 이뤄지지 않고서는 개인의 작은 노력이 큰 의미를 갖기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정치인들이 소외된 청년의 기후위기 문제를 외면하지 않기를 바라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치인에게 표를 던질 청년 유권자가 많다는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린피스가 양당에 문제 해결을 촉구한 탄소예산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전 세계에 부여된 탄소 배출 허용치를 뜻하는 개념이다. 그린피스가 UN IPCC 보고서를 바탕으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탄소예산은 2023년 기준으로 45억 톤에 불과하지만 현재 정부 계획대로라면 6년 뒤인 2030년까지 전체의 90%에 달하는 41억 톤을 소진하게 된다. 미래 세대는 2031년부터 2050년 탄소중립 전까지 20년 동안의 탄소 배출 절대량을 4억 톤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 2020년 한 해에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6억 톤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연간 배출량보다도 적은 4억 톤으로 20년을 버텨야 하는 셈이다.
현재 국민의힘이 발표한 기후 공약에는 탄소예산 정책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기후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정상훈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영국의 경우 탄소예산을 기반으로 국가 정책을 수립한다. 탄소예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정당들이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 개정을 통해 세대 간 공정한 탄소예산 분배 원칙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캠페이너는 “에너지 절약 및 효율성 향상과 함께 가장 빠른 속도로 설치가 가능한 지붕형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원 설치를 크게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지난 2월 7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측에 탄소예산의 세대간 공정한 배분을 포함하는 기후정책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에는 청년기후정책 해커톤을 개최했으며 세대간 공정한 탄소예산 배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해당 서명에는 지금까지 1만 명 가까운 시민들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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