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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집회 안 나오면 약 바꾼다? 의협, 게시물 작성자 고소

허위사실 유포…의사 명예훼손 혐의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주최 전국의사총궐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생 증원을 반대하는 의사 집회에 제약회사 영업사원을 강제로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5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인터넷 사이트에 해당 게시글을 올린 신원 미상의 작성자를 고소했다.

의협 비대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 의사 총 궐기 대회와 관련해 인터넷 사이트 블라인드 게시판에 제약회사 영업사원에게 강제로 참석을 요구하였다”는 글을 게시한 성명불상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의혹은 지난 3일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를 하루 앞둔 2일 직장인 익명 게시글 앱인 블라인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일부 의사들이 제약회사 영업사원 등을 대상으로 집회 참석을 강요한다는 글이 여럿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A제약사 소속으로 표시된 한 네티즌은 블라인드 게시판에 "집회에 의사들이 제약회사 직원들의 참석을 강압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사복 입고 와서 의사인 척 시위 참여하라고 한다"는 글을 올렸다. 디시인사이드 게시판에도 익명의 네티즌이 "의사 총궐기에 제약회사 영맨(영업사원) 필참이라고 해서 내일 파업 참여할 듯", "뒤에서 지켜보면서 제일 열심히 참여하는 사람에게 약 다 밀어준다고 함", "거래처 의사가 내일 안 나오면 약 바꾸겠다고 협박해서 강제 동원된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에 비슷한 요구를 받았다는 댓글이 달리면서 의혹을 키웠고, 경찰청은 즉각 사실관계 확인에 나서며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수사에 착수해 엄정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도 집회 당일 관련 의혹에 대해 '무관용 원칙 대응' 방침을 내놓은 상태다.



커뮤니티 게시글 캡처


이와 관련 의협 비대위는 '언론이 만들어낸 가짜뉴스'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전일(4일) 의협 정례 브리핑에서 "제약회사 직원을 집회에 동원하겠다고 말한 의사가 있는 것처럼 언론이 거짓 기사를 만들어 내고 이를 정부가 다시 언급하면서 의사의 도덕성을 땅에 떨어뜨리고 국민적 인식이 나빠지게 하는 치졸한 행태를 벌였다"며 "사실로 확인되면 의협이 먼저 나서 해당 회원을 징계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은 당사자께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게시글이 커뮤니티에서 확산되고, 약사들 커뮤니티에서 해당 제약사 제품 불매와 대체조제를 요구한다는 글이 추가로 올라오는 등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자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의협 비대위는 “고소인이 모 제약회사 소속인 것으로 확인되는 닉네임으로 ‘내일 있는 의사 반대집회에 강압적으로 참석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작성해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자발적인 결사의 자유 의사를 폄훼했다"며 "의사들과 제약회사 영업사원과의 관계를 강압적 요구가 이루어지는 종속적 관계로 독자들에게 인식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집회를 주최한 대한의사협회와 집회를 참석한 대한의사협회 회원 및 그 집회에 동의하는 국민들에 대한 명예 훼손이라는 게 의협 비대위의 지적이다.

의협 비대위는 “피고소인이 존재하지 않는 일을 허위로 작성하고 고의적으로 ‘의사들’이라는 단어를 써서 본회의 회원들에 대한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형사 고소를 통해 피고소인의 범죄에 대하여 처벌하고, 대한의사협회와 회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한다”고 고소 사유를 밝혔다. 허위 사실의 근거로는 정부가 제약회사에 집회 참석을 지시하거나 요구한 사례를 조사하겠다고 공표했으나 현재까지 접수된 신고 건수가 0건이며, 비대위 차원에서 산하단체와 집회 참석자들을 확인해 봐도 그러한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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