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그룹의 주력 사업 분야인 화학·재생 에너지 산업은 한미약품(128940)의 제약·바이오 산업과는 연관성이 적습니다. 연관성이 없는 산업 간의 결합은 경험하지 못하고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가 상존합니다.”
임종윤(사진) 한미약품 사장은 11일 자료를 내고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OCI와 한미약품의 그룹 통합에 대해 ‘진정한 의미의 오픈 이노베이션’이라고 언급한데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냈다. 임 사장은 “이종 간 오픈 이노베이션의 타당성과 근거에 대해서 제약 산업의 이해를 바탕으로 판단했다면 위와 같은 판단을 내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OCI와 부광약품간의 시너지에 대해서도 “부광약품이 OCI그룹에 편입될 당시, 대기업인 OCI의 역량 및 자금력을 결합한 시너지 효과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는 한편, 인수합병(M&A)이 아니라 공동 경영이라는 점을 OCI에서도 강조한 바 있으나 부광약품 경영진의 변화 및 최근의 실적 추이가 공동 경영의 성과로 귀결될 수 있는 결과인지 생각해 볼 문제”라고 했다. 부광약품은 지난 2022년 OCI 인수 이후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임 사장은 어머니인 송 회장과 여동생인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사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임 사장은 한미약품과 OCI 그룹 통합에 반발하며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임 사장은 송 회장이 ‘제 생각이 고(故) 임성기 회장의 생각과 같다’고 한데 대해 “이런 인식과 말씀이 모든 문제의 시작이라 생각한다”며 “임 선대 회장은 송 회장에게는 실질적인 회사 내 직책을 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송 회장이 임 사장에게 그룹 통합 결정과 관련해서는 이사회 결정사항이어서 사적으로 정보를 줄 수 없었다고 한데 대해서는 “임주현 사장도 한미사이언스(008930)의 등기이사가 아닌데 어떻게 협상 테이블에 앉았는가”라며 “큰 아들에 먼저 알리고 상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제 않았던 것은 결국 경영권 분쟁 상황이었음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임 사장은 다음 달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스스로를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제기했다. 주총에서는 해당 안건을 놓고 임종윤 사장과 송 회장 측이 표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총 표 대결에서는 12.15%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가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송 회장 측이 ‘신 회장이 우군이 돼 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 데 대해 임 사장은 “주주총회 표 대결을 앞둔 상황에서 느낌으로만 대주주의 향방을 언급하는 것은 본인들에게 표 대결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행위인 것으로 보인다”며 “신 회장과는 아직 협의가 안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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