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이르면 이달 18·19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종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대다수는 여전히 금리 인상 시점을 4월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 시장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BOJ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이는 시점으로 응답자의 54%가 4월을 골랐다고 보도했다. 1월 실시한 설문에서 4월 인하를 예상한 응답이 59%였던 데 비하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과반에 이른다. 3월 인하를 전망한 응답자는 전체의 38%로, 1월 설문조사 당시 같은 응답을 한 전문가가 8%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히 늘어났다.
블룸버그는 우에다 가즈오 총재 등 BOJ 주요 인사들이 최근 잇따라 통화정책 변화를 암시하는 발언을 하면서 시장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우에다 총재는 지난 7일 참의원 예산위위원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달성할 확률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물가 목표의 지속적인 안정 실현을 전망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면 마이너스 기준금리, 수익률곡선통제(YCC) 등 대규모 완화책 수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넘게 목표치인 2%를 초과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전분기대비 0.1%를 기록하며 플러스 성장했다. 변수는 인플레이션을 뒷받침할 임금 인상으로, 일본 최대 노조 조직인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산하 노조들이 올해 임금 협상에서 평균 5.85%의 임금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시장은 13일 공개되는 대기업 인상률 발표와 15일 나오는 노조 측 집계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BOJ가 일본증시 하락에도 주가를 떠받칠 목적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하지 않았다는 점도 통화정책 변동이 임박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킨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일본 토픽스지수가 2.20%나 하락했는데도 BOJ가 ETF를 사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BOJ는 통화완화 정책의 일환으로 2010년부터 자국 ETF를 매입해 왔으며, 현재 보유량이 60조엔을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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