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13일(현지시간) 50억 유로(약 7조 2000억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용 추가 기금을 마련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EU 27개국 대사들이 이런 내용을 담은 ‘우크라이나 지원 기금(UAF)’ 조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잠정 합의안은 27개국 장관급 회의에서 승인한 후 공식적으로 확정된다.
UAF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EU 회원국들의 자금 일부를 보전하기 위해 활용되던 EU 특별기금 ‘유럽평화기금(EPF)’이 전쟁 장기화로 고갈됨에 따라 신설하기로 한 기금이다. EU 측은 이번 기금 마련으로 우크라이나가 당장 전장에서 필요로 하는 탄약 등 무기 지원에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합의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공화당의 반대로 크게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 이뤄진 것이라 의미가 크다는 입장이다. EU는 지난달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앞으로 4년간 500억 유로(약 72조 원)를 지원하는 장기 지원안에 어렵게 합의했지만 군비 지원용인 UAF 조성은 회원국 간의 이견으로 수개월 간 제자리걸음을 걸어왔다. 또 회원국 중 프랑스는 유럽 방산업체에서 지원용 무기를 구매하는 경우에만 EU 기금을 통한 대금 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 막판 협상에 애를 먹였다. 다만 상황의 시급성을 고려할 때 유럽산 무기만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며 이번 합의가 성사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날 잠정 합의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합의안은 유럽산 구매를 우선시하되 역내 조달이 쉽지 않은 특정 무기 종류에 대해서는 비EU산 무기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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