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과거 ‘막말 논란’에 휩싸인 후보들의 공천을 나란히 취소했다.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문제 후보들의 공천을 고집할 경우 총선 승패를 가를 수도권과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14일 ‘5·18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도태우(대구 중·남구)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당 공관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도 후보의 공천 취소는 오후 10시를 훌쩍 넘긴 밤 늦은 시간에 전해졌다.
공관위는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도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를 의결했다”며 “도 후보의 경우 5·18 폄훼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린 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관위는 공천자가 국민 정서와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경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한 경우 등에는 후보 자격 박탈을 비롯해 엄정 조치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도 후보는 2019년 8월 13일 태극기집회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문재인의 이런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 아닌가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라고 말한 부분이 이날 뒤늦게 알려져 부적절 발언 논란이 확산됐다. 당시 도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면서 이같이 말하고 “뇌물 혐의가 있던 정치인은 죽음으로 영웅이 되고, 그 소속 당은 그로 인해 이익을 봤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 후보는 앞서 2019년 유튜브에서 “5·18은 자유민주화적 요소가 있지만,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는 발언한 것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공관위는 전날까지만 해도 도 후보가 두 번의 사과문을 올린 점 등을 들어 공천 유지를 결정했지만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자 결국 공천 취소를 결정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목발 경품’ 발언의 거짓 사과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정봉주 전 의원의 서울 강북을 공천을 취소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당 대표는 경선을 1위로 통과한 정 후보가 목함지뢰 피해 용사에 대한 거짓 사과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바, 당헌·당규에 따라 해당 선거구의 민주당 후보 재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도 후보의 공천 취소 결정이 발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1일 서울 강북을 후보 자리를 두고 현역 박용진 의원과 치른 경선에서 승리한 지 사흘 만에 공천장을 잃게 됐다.
2017년 7월 정 전 의원은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북한 스키장 활용 방안을 놓고 패널들과 대화하다 “비무장지대(DMZ)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는 2015년 경기도 파주 DMZ에서 수색 작전을 하던 우리 군 장병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로 다리와 발목 등을 잃은 사건을 조롱한 것으로 의심받았다. 이에 정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사자께 유선상으로 사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상 장병들이 정 전 의원으로부터 사과를 받은 바가 없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거짓 해명’ 논란으로 번졌다. 정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목함지뢰로 사고를 당한 당시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제 발언을 비판해 유선상으로 사과를 드렸다”면서도 2015년 사고 장병들의 경우 연락처를 구하지 못해 발언 이튿날 팟캐스트를 통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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