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28년 만에 회장직을 신설하는 것과 관련해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의 하나뿐인 직계 후손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가 “(회사는) 할아버지의 유지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 제가 어떻게 느낄지 알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 이사는 15일 유한양행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나와 이같이 밝혔다. 유 이사는 유한양행 주주총회 참석을 위해 이달 11일 귀국했다. 유 이사는 이날 개인이 매입한 지분을 바탕으로 주주총회에 주주 자격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학원은 유한양행 지분 7.75%를 보유하고 있지만 유 박사 오너가가 갖고 있는 지분은 없다. 유 이사는 2022년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유한재단 이사직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유 이사는 주주총회 중 회장직 신설에 대해 입장을 묻는 한 주주의 질문에 “유일한 박사님의 유지와 이상, 정신이 유한양행 지배 경영의 가이드라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것은 ‘얼마나 정직한 방법인가’ ‘얼마나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 등에 따라 평가돼야 한다”고 발언했다.
또 주주총회 개최 전에는 기자들과 만나 “할아버지의 유지가 제일 중요하다. 그것이 유한양행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모든 것은 할아버지 유지에 따라 평가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창업주인 유 박사는 1936년 개인기업이던 유한양행을 주식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1969년 경영권 상속 포기 및 전문경영인 체제를 정착시켰다. 유 이사는 회사가 최근 회장·부회장직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하자 “회장직 신설은 ‘기업은 사회와 직원의 것’이라고 했던 할아버지 유지에 어긋난다”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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