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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이 계약서 초안 뚝딱…네이버와 AI 법률상담도

[국내 로펌들 AI법률시장 도전장]

화우, 자체 AI챗봇 연내 상용화

대륙아주, 법률지식IN 서비스 개시

김앤장·세종·광장 등도 적극 도입

美 1위 리걸테크 상륙…업계 촉각





글로벌 리걸테크의 국내 상륙이 임박한 가운데 국내 대형 로펌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대거 받아들이고 사업과 업무 방식을 대거 혁신하고 있다. AI를 새로운 사업 모델로 삼거나 AI를 내재화해 변호사들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굴지의 정보기술(IT) 파트너사와 손잡고 아직은 ‘무주공산’인 AI 법률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화우는 국내 대형 로펌 최초로 올해 안으로 자체 AI챗봇을 개발해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예컨대 화우가 대리하는 기업 간 주주계약서를 쓸 때 챗봇이 초안을 쓰고 변호사들이 재검토하는 식이다. AI챗봇이 도입되면 변호사들의 업무 시간이 크게 단축돼 생산성이 올라갈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한다. 이를 위해 화우는 국내 IT 업체 몇 곳과 현재 챗봇AI 개발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빠르게 도입될 분야는 법률 리서치와 문서 초안 작성이다. 화우 관계자는 “일례로 주식매수청구권 규제를 찾아보려면 변호사들이 수십 시간 동안 규정을 확인했는데 현재 개발 중인 챗봇으로는 즉각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다만 지금까지 축적된 민감 정보를 걸러내는 작업들이 까다로워 시간이 더 소요되겠지만 기술적으로는 현재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20일 네이버와 손잡고 AI 기반 법률 챗봇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 서비스는 AI가 기반이 된 ‘법률 지식IN’ 서비스다. 대륙아주는 수십년간 쌓아온 법률 데이터를 제공하고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의 리걸테크 스타트업 넥서스AI가 네이버의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개발했다.

당장은 단순한 법률 상담이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혼을 하려는데 재산 분할은 어떻게 되는지 등 질문을 하면 간단한 답변이 주어지고 구체적인 법률 상담은 변호사 연결을 통해 진행되는 식이다. 대륙아주는 팀별로 질문에 대한 자료 제공, 수정·보정 작업을 진행했다.



법무법인 광장도 지난해 챗GPT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AI를 로펌 내에서 적용할 수 있을지 점검했다. 광장은 문서 초안 작성, 수정, 교정, 요약 정리 등에서 우수한 성능이 나온 것을 실제 확인했다. 광장 관계자는 “챗GPT를 법률 서비스에 적용할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업무에 활용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앤장은 포렌식 서비스 강화에 중점을 두고 AI를 활용한 전자증거제시(e디스커버리) 문서를 검토하고 AI 음성인식기술을 활용한 음성 기록 검토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1주일에 100만 건 이상의 문서 검토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언어모델 기반 AI 서비스는 주요 로펌들이 실제 개발을 속속 시작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단순한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는 광장·태평양 등 주요 로펌에서 이미 실제 적용하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해부터 딥러닝 기반 AI가 의견서·소장·제안서·변론요지서 등 방대한 법률 문서를 정확하게 분류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변호사들의 리서치 업무 효율성과 법률 서비스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국내 대형 로펌이 각자 전략에 맞춰 AI를 도입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리걸테크 기업인 넥시스 21일 ‘렉시스플러스AI’를 국내에 정식 출시한다. 미국 리걸테크 1위 기업인 이 회사는 전 세계 150개국에 고객을 두고 있다. 이 서비스는 AI가 판례 등을 찾아주고 법률 문서 초안을 작성해준다. 한 로펌 변호사는 “8일 사전 출시 행사에 다녀와 보니 편의성이 뛰어나 활용도가 충분해 보였다”며 “다만 국내 콘텐츠보다는 미국이나 영국 등 법률 콘텐츠가 대부분인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국내 리걸테크 스타트업의 엘박스의 이진(사법연수원 38기) 대표는 “AI가 법률 시장에 적용되는 것은 말 그대로 생산성 혁명으로 국내 법률 시장은 판례도 워낙 많고 해외와 법적인 해석도 간극이 커 해외 업체가 들어온다고 해도 큰 영향은 당장 없을 것”이라며 “AI로 인해 앞으로 법률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지속적인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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