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지난해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이 0.1%(직전 분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전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먼저 금리 인상에 나섰던 뉴질랜드는 이번 분기 역성장으로 ‘기술적 침체’ 국면에 빠지게 됐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에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뉴질랜드도 올 하반기 통화 정책 방향을 변경할지 여부에 관심이 커진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통계청은 지난 4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0.1%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뉴질랜드는 기술적 경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지난 3분기 0.3% 감소한 데 이은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은 2개 분기 연속 GDP가 성장하지 못했을 때 기술적 침체에 빠졌다고 정의한다. 섀넌 니콜 무디스애널리틱스 이코노미스트는 “2023년 마지막 분기 뉴질랜드 GDP가 연속 하락하면서 다시 기술적 침체에 빠졌다”고 WSJ에 말했다.
뉴질랜드의 1인당 GDP도 0.7% 줄었고, 실질가처분소득은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의 재정 지출 확대 등 조치가 있었음에도 경기는 침체로 접어든 셈이다.
뉴질랜드는 코로나 팬데믹 후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선도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국가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2021년 10월부터 금리를 5.25% 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최근 경기 침체 국면도 빠른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시장의 관심은 통화 정책이 바뀔지 여부다. 미국이 올 6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뉴질랜드도 하반기 통화 완화 대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골드만삭스의 앤드루 보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뉴질랜드중앙은행(RBNZ)가 앞으로 몇 달 안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길이 확실해졌다”면서 “RBNZ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비둘기파적인 방향으로 전환하고 금리 인하는 8월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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