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투약 등 혐의로 체포된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39)이 결국 구속됐다.
22일 서울중앙지법 김미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오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오씨가 영장실질심사 도중 호흡곤란을 호소해 구급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현재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3시 52분께 법원에 도착한 오씨는 '마약류를 언제부터 투약했는지', '선수 시절에도 투약했는지', '증거를 숨기기 위해 탈색하고 제모한 것이 맞는지',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오씨는 마약류를 투약하고 향정신성의약품을 대리 처방받은 혐의로 지난 19일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오씨가 혐의에 대해 일부 시인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씨는 지난 10일 함께 있던 여성의 신고로 한 차례 마약 혐의 조사를 받았지만 간이 시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와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오씨는 혐의를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찰은 오씨의 마약 투약 단서를 추가로 확인해 신병을 확보한 뒤 2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야탑고-경희대 출신의 오씨는 2007년부터 2022년까지 두산베어스에서 활약했다. 입단 이후 재치 있는 플레이와 안정된 수비력으로 두산의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고 두산의 세 차례 우승(2015~2016, 2019)에도 기여했다. 2015년과 2019년 우승 당시엔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다. 야구 국가대표팀에도 뽑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15 프리미어12 우승에 힘을 보탰다.
특히 2015 프리미어12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는 0대 3으로 뒤지고 있던 9회 대타로 나와 안타를 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오씨는 한국팀이 4대 3으로 역전한 뒤 다시 들어선 타석에서 외야로 홈런성 타구를 날린 뒤 배트를 던지는 ‘배트 플립’으로 주목 받기도 했다. 비록 타구는 펜스 바로 앞에서 잡혔지만 상대팀의 기를 죽였다는 평가와 함께 '오열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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