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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난 시달렸던 유럽…'원전 유턴' 속도내나

21일 첫 원자력정상회의 열여…韓포함 30개국 참석

EU "가장 저렴한 청정에너지 확보 방법…원전 필요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21일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종료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글로벌 탈원전 기조에 앞장섰던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원전 유턴’을 선언하고 나섰다. 저렴한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원전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에서다.

EU 의장국인 벨기에 정부는 21일(현지 시간) 브뤼셀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공동으로 ‘원자력정상회의’를 개최했다. 화석연료 사용 감축과 에너지 안보 강화, 경제 발전 촉진을 위한 원전의 역할을 논의하려는 목적에서 마련된 회의로, 유럽에서 원자력만 다루는 정상급 회의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원전의 안전한 가동을 연장하는 것은 청정에너지원을 대규모 확보하기 위한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며 “넷제로(탄소 중립)를 향한 가성비 좋은 경로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원전 분야가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고 소형모듈원전(SMR) 등 기술 개발에 대한 혁신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도 “넷제로 목표와 지정학적 관점에서 볼 때 유럽 국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원자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원전에 대해 확 달라진 유럽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앞서 유럽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와 친환경 에너지원에 대한 관심 등으로 원전과 관련 산업이 사양화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천연가스 값이 급등하는 등 에너지난에 시달리자 에너지 독립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번 회의에는 유럽과 한국을 비롯한 원전 운영국 등 총 38개국이 참여했다. 특히 유럽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추진해온 탈원전 기조에서 빠르게 돌아서는 분위기다. 한국 수석대표로 참석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한국은 세계 원전 용량 5위 국가”라며 “2050년까지 세계 원자력발전량을 3배 확대하기 위한 유망 기술인 SMR 등 연구개발(R&D) 투자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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