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의 대형 공연장에서 총격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미국이 “이미 러시아 당국에 테러 가능성을 사전 경고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총격테러가 알려진 지 몇시간 만에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취지로 언급했다.
왓슨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이달 초 모스크바에서 콘서트장을 포함해 대형 모임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리스트 공격 계획에 관한 정보를 입수했다”며 “이에 따라 미 국무부는 러시아 내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주의보를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경고 의무’에 관한 정책에 따라 러시아 당국에도 이 정보를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익명을 요구한 다른 미국 정부 당국자도 로이터에 “우리는 러시아에 적절하게 경고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앞서 이달 7일 주 러시아 미국 대사관은 성명에서 “극단주의자들이 콘서트를 포함해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모임을 대상으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보고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어 미 대사관은 러시아 내 미국인들에게 공격이 48시간 내 발생할 수 있다며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미 대사관이 언급한 ‘공격 계획’이 이번 테러와 연관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이번 사건을 구체적으로 가리키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가 사전에 알았다는 것은 인지하지 못한다”라고 발언했다.
한편 미국 정부의 경고에 대해 러시아의 친정부 인사들은 러시아인을 불안하게 만들기 위한 협박이라며 이를 일축해온 바 있다. NYT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테러가 발생하기 사흘 전인 19일(현지 시간) 미국 대사관의 대피 성명이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명백한 협박’”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현재 모스크바 대형 공연장 총격테러로 최소 62명이 숨지고 146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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