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중국의 약점 기회로 만드는 ‘역발상 전략’ 절실하다 [김광수특파원의 中心잡기]

팀 쿡 애플 CEO 방문마다 고위급 회동

공장 축소, 일자리 감소 등 불안감 때문

투자 유치에 다급한 상황, 이용도 해야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의 중국 행보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이달 20일부터 자신의 웨이보(중국 소셜미디어)에 중국 상하이를 방문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사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것 같지만 모든 스케줄은 철저하게 계산된 것처럼 보인다.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스튜디오를 찾아서는 아이패드로 스토리보드를 작성하고 아이폰15 프로맥스로 촬영하며 맥북 프로로 편집했다고 소개했다. 게임 제작 업체를 만난 자리에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게임이 구동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맥과 애플 비전프로에 게임을 도입하려 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애플워치를 활용하는 중국 여자 럭비 국가대표팀을 찾아 깊은 감사를 표했으며 중국 개발자들이 애플 제품을 갖고 일하는 환경을 격려했다. 중국인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애플 제품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스케줄 하나하나를 정교하게 준비한 듯한 인상을 풍겼다. 쿡 CEO는 지난해 3월과 10월, 올해 3월까지 최근 1년 사이 세 번이나 중국을 방문했고 올 때마다 왕원타오 상무부장을 만났다. 매번 만남에서 쿡 CEO는 중국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하고 왕 부장은 많은 사업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쿡 CEO는 정산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을 비롯해 다양한 중국 고위급과도 회동을 이어왔다. 중국이 애플과 쿡 CEO를 특별히 예우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중국이 이렇듯 애플을 각별히 예우하지만 정작 공무원을 비롯해 국유기업 등에서는 애플 사용을 금지했다. 중국 당국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지만 중국인의 ‘애국소비’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화웨이의 점유율은 애플을 넘어섰다.

그렇다고 애플을 마냥 내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애플은 폭스콘에 위탁 생산을 맡기고 있다. 중국 정저우 공장에서만 전 세계 아이폰의 80%가 생산된다. 이런 애플이 최근 인도로 생산 설비를 옮기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 하자 중국 당국은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가뜩이나 경기 둔화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폭스콘과 같은 업체의 이탈은 실업률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 고위 당국자들이 쿡 CEO의 방중 때마다 직접 나와 특별히 예우하는 배경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국이 당당한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자랑하고는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철저하게 자신의 실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모습도 비일비재하다. 미국과 맞설 때는 주요 2개국(G2) 국가의 위상을 강조하지만 글로벌 무대에서 책임을 요구받을 때는 선진국이 아닌 개발도상국이라며 ‘약자 코스프레’를 한다.

최근 들어 우리 기업들이 중국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중국의 이중적인 속성을 간파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는 만큼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많이, 더 강하게 요구하면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외국인 투자가 급감하자 중국은 양회 이후 각종 규제 완화 정책을 쏟아내며 외자 유치 확대에 애쓰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에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1조 1339억 위안(약 208조 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올해 1월 FDI 금액은 1127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7% 줄었다. 반간첩법, 회사법 개정 등으로 해외 투자 기업의 불안감을 키우더니 경기 둔화가 지속되자 해외 투자 유치에 발 벗고 나서는 모양새다.

중국의 성장이 예전만 못하지만 수출로 먹고살아야 하는 한국에는 외려 기회일 수 있다. 미중 갈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지만 중국은 우리에게 크고 넓은 시장이다. 중국의 약점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내는 역발상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