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이 위축되면서 기업공개(IPO)에 필요한 심사 기간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중국 당국이 해외 상장에 앞서 사전 등록을 강제하고 추가 자료 제출 요구도 깐깐하게 하고 있어서다.
25일 홍콩 명보는 화푸젠예 기업금융이 홍콩증권거래소 홈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처음 상장 신청서를 낸 기간(6개월) 동안 상장을 완료한 신주 비중이 2021년 51%에서 지난해 12%로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자료에 따르면 상장 신청서를 최초로 제출하고 6개월 이내에 바로 상장한 기업은 2021년 89개사 중 45개사(약 51%)에서와 2022년 83개사 중 15개사(약 18%), 2023년 73개사 중 9개사(약 12%)로 줄었다.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1회 이상 자료를 보충하고 상장 심사를 받았다.
상장 심사 평균 일수도 늘었다. 2021년 235일에서 2022년 341일, 지난해에는 447일까지 길어졌다.
황웨이청 화푸젠예 기업금융관리 총재는 “지난해 홍콩에서 상장까지 걸리는 시간이 특히 길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지난해 3월 말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등록제를 시행해 관련 기업이 규정에 따라 등록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증감위는 본토 기업이 해외 상장을 하려면 증감위에 사전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홍콩 증시에 상장을 꺼리는 영향도 심사 지연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과거 대기업이나 신용이 좋은 회사가 홍콩에 상장하다가 최근 상장을 신청하는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이 많아 심사가 엄격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지난해 홍콩 증시를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규모는 2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일 정보 제공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지난해 홍콩 증시에서 신규 IPO와 2차 상장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규모가 58억8000만 달러(약 7조7000억원)에 그쳐 2001년 33억 달러(약 4조3000억원)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